“넌 재수가 없는 것” 청주 노래방 살인범 백승태의 황당한 범행 이유

처지 비관이 낳은 참극…피해자는 잠자다가 저항도 못 한 채 즉사
청주 노래방 흉기 살해범 백승태 신상 공개. 충북경찰청 제공

 

가족관계에 대한 불만과 경제적 궁핍이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이어졌다. 평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60대 남성이 아무런 이유 없이 잠자던 투숙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청주지방검찰청은 전날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백승태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백승태는 지난달 9일 오전 4시에서 5시쯤 청주의 한 노래방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이 범행으로 50대 피해자가 숨졌고 40대 피해자는 중상을 입었다. 백승태는 체포된 직후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진술했다.

 

경찰은 정신질환이 있는 백승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명확한 범행 동기를 특정하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백승태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그가 평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정황을 파악하고 이러한 심리 상태가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결론을 내렸다.

 

◆ 어버이날 홀로 남겨진 고립감과 경제적 좌절

 

조사 결과 백승태는 사건 전날인 어버이날에 자신에게 안부 연락을 하지 않은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심하게 다퉜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그는 평소에도 경제적 궁핍에 대한 좌절감을 깊게 느껴왔다. 주변 지인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극심한 고립감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백승태는 범행 전날 저녁 집에서 미리 흉기를 챙겨 나와 노래방으로 향했다.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고 잠에서 깬 그는 곧바로 피해자들이 잠든 방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백승태는 “B씨가 나를 몰라봐 범행했고, C씨는 먼저 시비를 걸어 흉기를 휘둘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잠을 자던 중이었으며 아무런 이유 없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 “너는 재수가 없는 것” 흉기 찌른 뒤 잔혹한 발언

 

백승태는 흉기에 찔려 잠에서 깬 피해자에게 “오늘 다 죽여버릴 거다. 넌 재수가 없는 것이지 잘못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피해자는 부검 결과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한 채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무차별적인 묻지마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백승태가 범행 당일 만난 노래방 도우미나 업주에게는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백승태가 당일 만난 노래방 도우미와 업주에게는 위해를 가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이 사건을 이른바 ‘묻지마’식 이상동기 범죄로 결론 내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정신감정을 대검에 의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는 범행 당시의 심리 상태를 보다 명확히 규명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향후 재판에서는 백승태의 정신질환이 범행 당시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를 유발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이 대검찰청에 의뢰한 정신감정 결과에 따라 처벌 수위나 치료감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