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편의점, 김밥 좀 마는데~… 가격도 맛도 취향도 콕!

편의점 3사 ‘김밥대첩’

시중서 한 줄에 평균 3800원까지 껑충
수익성 저하에 김밥집 1년 새 5% 줄어
편의점, 압도적인 가성비로 시장 공략

CU, 소식좌 겨냥한 꼬마·5조각 김밥
GS25, 토핑양 늘려 건강족 사로잡아
세븐일레븐, 유명 셰프 협업 맛 차별화
고물가 속 편의점 김밥이 간편식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밥 한 줄 가격이 평균 40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김밥이 ‘가성비 한 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는 토핑 비중을 높이고 조미액을 개선해 맛을 높이는 한편, 유명 셰프들과 협업한 김밥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최근 정체기에 있는 편의점 업계에 김밥이 새로운 돌파구로 등장하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고물가 속 편의점 김밥이 간편식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편의점서 재탄생한 김밥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의 김밥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GS25의 김밥 매출은 2023년 37%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21%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CU 김밥 매출도 2023년 28.6% 성장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22.2% 증가해 전체 매출 상승을 주도했다. 세븐일레븐 김밥도 2023년 3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올해 1∼5월에도 전년동기대비 김밥 매출은 17.2%나 상승했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경우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올해 1∼5월 121%나 급증하며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확실히 잡았다.



지금까지 일반 분식점의 강자였던 김밥이 편의점으로 옮겨간 데는 주재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식당 김밥의 가격 인상 및 분식점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4년 3월 3323원이었던 서울 시내 김밥 가격은 올해 3월 3800원까지 뛰었다. 불과 2년 만에 14.35% 올랐다. 최근 몇 년 사이 계란과 시금치 등 김밥 주재료 수급 불안정으로 가격 변동 폭이 컸던 영향이다. 김밥 가격은 외식 물가 전체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올해 3월 김밥 물가 지수는 142.61로 2021년(103.47) 대비 37.8% 인상됐다. 같은 기간 전체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25.2%)보다 더 큰 폭이다.

김밥집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세청 통계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서 김밥 등을 취급하는 분식점 사업자 수는 4만9026명으로 전년 동월(5만1648명) 대비 약 5.1% 감소했다. 5년 전인 2020년 12월(5만4191명)과 비교하면 약 9.5% 줄어든 수치다. 매년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속재료를 일일이 다듬어 볶고 데쳐 준비한 뒤 주문 즉시 말아내야 하는 김밥의 수익성이 점점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최근 편의점 김밥은 압도적인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분식점의 일반 김밥 가격이 4000원 이상인 반면 편의점 김밥은 2000∼3000원대로 1000원 이상 저렴하다. 특히 통신사 할인과 구독 서비스, 타임 세일(오전 50% 할인) 등을 활용하면 1000원대나 2000원대 초반에도 구매 가능하다.

가격 경쟁력만 잡은 것은 아니다.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밥양을 줄이고 토핑 비중을 높여 속을 꽉 채우거나, 조미액과 참기름을 개선해 맛도 끌어올려 인기다. 특히 유명 맛집과의 협업 상품과 기존 분식점에서 보기 힘든 차별화된 메뉴를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화된 설비와 식재료 대량구매를 통해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을 낮춰 원재료 상승에 민감한 분식점보다 안정적인 가격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토핑·풍미 늘렸다… 편의점 ‘김밥 전쟁’

편의점 3사의 김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CU는 최근 ‘획일화된 김밥’에서 ‘고객 맞춤형 김밥’으로 김밥에 변주를 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고객의 식사량과 건강 관리 여부, 취식 환경, 연령대 등에 따라 세분화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것이 CU의 핵심 전략이다.

이런 전략을 반영한 대표 상품이 직장인 고객을 위한 꼬마 김밥과 소식인들을 위한 소용량 김밥이다. 바쁜 출근길이나 이동 중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고객을 겨냥해 기획된 CU의 아침 간편식 시리즈 ‘get(겟)모닝’의 꼬마김밥은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직장인 간편식 소비 패턴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다. 기존 김밥 용량이 부담됐던 소식인들을 위한 소용량 김밥인 참치샐러드 김밥(5조각)도 출시했다.

GS25는 올해 간편식 품질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풀체인지 리뉴얼’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리뉴얼 후 GS25 김밥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품은 ‘THE 근본김밥’이다. ‘THE 근본김밥’은 극적인 양념보다는 계란, 햄, 맛살, 어묵 등 누구나 익숙하게 즐길 수 있는 재료를 중심으로 김밥 본연의 맛에 집중했다.

GS25는 속재료의 풍미를 더욱 살리기 위해 밥 비중은 줄이고 토핑 양은 늘렸다. 밥의 고소함과 감칠맛을 강화하기 위해 참깨와 참기름 사용량을 늘리고 전용 조미 에센스를 적용했다. 튀긴 맛살을 적용했고 구이 풍미를 높인 계란과 햄, 간장 양념의 깊이를 더한 어묵 등을 사용해 전반적인 맛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리뉴얼한 김밥. 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은 냉장 보관 환경에서도 밥의 수분감과 찰기를 유지하는 ‘라이스 프로젝트’ 기술을 적용한 ‘올 뉴(All New) 김밥’ 프로젝트를 통해 김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김 표면 참기름 함량도 기존 대비 2배 늘려 풍미를 강화했다. 대표 상품인 ‘듬뿍참치김밥’을 시작으로 ‘스팸땡초김밥’, ‘2800알찬김밥’ 등을 순차적으로 리뉴얼하며 김밥 품질 상향 평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셰프 협업을 통한 김밥 상품 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후덕죽 셰프와 협업한 ‘고추잡채불고기김밥’과 김희은 셰프의 ‘들깨마요불고기김밥’, 정호영 셰프의 ‘땡초숯불바베큐김밥’이 차별화된 맛과 푸짐한 구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김밥은 편의점 간편식 중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재구매율이 높은 핵심 카테고리”라며 “앞으로도 푸드 테크 기반의 품질 혁신과 가성비 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편의점 김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