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퇴근 빈자리 떠안은 교수 ‘번아웃’

주 72시간 단축 시범사업 평가

전공의, 잡무 줄고 삶의 질 개선
교수 당직 투입… 기존 인력 의존
진료 연속성·숙련도 저하 우려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72시간으로 단축하는 정부 시범사업 결과 삶의 질은 일분 개선됐지만 지도전문의 업무가 늘어 번아웃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의 수련시간 부족에 따른 숙련도 저하 우려도 제기된다.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는 보건복지부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이런 내용의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평가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80시간’에서 ‘주 72시간’으로 줄이고 연속 근무를 24시간으로 제한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서면조사에 응한 38개 병원과 전공의 209명, 지도전문의 149명 등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근무시간 단축으로 잡무가 줄고 휴식시간이 늘어나면서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5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전공의들은 3.76점이라는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전공의 삶의 질·웰빙 개선 체감도는 5점 만점에 4.26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당직 후 휴식 보장이 전공의들의 피로를 낮추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으로 업무 부담이 전이된 지도전문의들의 과로가 늘었다. 대다수 병원은 전공의 근무 단축으로 발생한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문의 직접 당직 투입과 기존 인력 근무 조정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전문의는 전공의의 교육·수련을 책임지고 평가하는 교수급 전문의다. 시범사업 전반의 만족도에서도 지도전문의는 2.28점으로 낮았다. 삶의 질·웰빙 개선 체감도는 2.01점에 그쳤다. 피로도 및 번아웃 완화 정도는 1.87점으로 부정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교대 횟수 증가에 따라 인수인계가 부실하게 이뤄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명확한 인수인계 프로토콜이 있다고 답한 전공의는 18.2%, 지도전문의는 12.1%뿐이었다. 전공의 수련 교육의 질이 저하된다는 지적도 있다. 시범사업 종료 이후 지도전문의가 인식하는 가장 큰 우려사항은 ‘전공의 임상 숙련도 저하 가능성’이 41.6%(62명)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