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출신 실무형 인선… 성과 중심 ‘2기 내각’ 드라이브 [새 총리 후보 한성숙 지명]

李대통령 ‘실용주의’ 기조 반영

3∼4개 부처 장관 교체 가능성
청와대 인적개편 작업도 한창

與 “혁신성장·민생 회복 적임자”
野 “투표용지 사태 이슈 덮기용”
사의 金총리, 당권 도전 출사표
“당에 돌아가 李 시대정신 뒷받침”

임기 2년 차에 들어선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국무총리 후임으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한 것은 성과 중심의 국정 운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자 중기부 장관으로 실무 성과를 낸 한 후보자를 앞세워 이재명정부 2기 내각의 기조를 ‘실용’과 ‘성과’로 분명히 한 셈이다.

청와대는 7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25년 이 대통령이 한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 대통령이 경제·산업 전문가를 총리로 기용함으로써 대통령은 대외 현안에, 총리는 민생·경제를 중심으로 한 내치에 집중하는 ‘투 트랙’ 국정 운영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잘러’ 한 후보자… 능력 중심 인선 부각



한 후보자에 대한 중기부 내부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부처 내부에서는 ‘실무자와의 소통에 능한 리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간 출신임에도 정책 이해도가 높은 비결 역시 이러한 ‘격의 없는 소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중기부의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직급에 상관없이, 심지어 사무관과도 격의 없이 토론하는 모습이 신선했다”며 “평소 현안 공부를 철저히 하기도 하지만, 실무진과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가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관에게 직접 제안하세요’와 같은 정책만 보더라도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며 “민간 출신임에도 탁월한 정무 감각을 발휘하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후보자는 민주당 정권에서 임명된 전임 총리들과는 달리 당 출신의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참여정부 시절 고건 전 총리와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는 물론 문재인정부 시절 이낙연 전 총리와 정세균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 모두 민주당 출신이었고 이재명정부의 초대 총리인 김민석 총리 역시 민주당 정치인 출신이었다.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하면 기업 출신 각료인 한 후보자 지명은 이 대통령의 능력 중심 실용주의 인선을 향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靑 “국민 모두의 성장 이끌 것”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강 실장은 한 후보자에 대해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경험을 바탕으로 AI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차질 없이 완수하고 국민 모두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후임 총리 지명에 與野 엇갈린 반응

여야는 한 후보자 지명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인공지능(AI) 전환과 혁신 성장, 민생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3선 김교흥 의원은 “평사원에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열정의 아이콘”이라며 “AI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이끌고, 대기업 중심의 성장 성과를 중소기업·소상공인·골목상권까지 확산시킬 적임자”라고 기대했다. 민주당 AI 강국위원회 산업 분과 간사인 황정아 의원은 “한 후보자의 실력과 인품,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한 진심을 잘 알고 있다”며 “민간의 역동성을 국정에 불어넣고 규제 혁파와 미래 신산업 육성을 통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으로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금은 총리 교체가 아니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송언석 전 원내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슈를 덮기 위한 파격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업인 출신이라고 총리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장관을 지내다 갑자기 총리로 발탁된 것은 다소 의외”라며 “기업인 출신 여성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운 인사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지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국면 전환용 총리 교체가 아니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대국민 사과, 무너진 선거 행정 시스템의 신뢰를 복원하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 6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C 광주방송 주관 2026 뉴호남포럼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전환시대, 통합의 의미와 국가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각·靑 개편 본격화 전망

국무총리 지명을 필두로 2기 내각 개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직후 이 대통령이 일부 부처 장관 교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1년간의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부처들을 중심으로 3∼4개 부처 장관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후보자 지명으로 공석이 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자리와 함께 교육부·외교부 등 일부 부처 장관 교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인적 개편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출마로 인해 공석이 된 AI미래기획수석과 대변인 자리 등을 채워야 하는 것은 물론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이동을 희망하는 일부 수석 등도 있어 후임 물색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임의 뜻과 함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김 총리는 한 후보자 지명 직후 엑스(X)에 글을 올려 “대통령께 총리직 사임과 민주당 복귀의 뜻을 말씀드렸다”며 “당에 돌아가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은 우리 역사의 골든 에이지, 즉 황금시대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확고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자 민주당 백만 당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후임이신 한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차질 없이 임명될 수 있도록 제 총리 직분에 빈틈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듯 민주당을 제 삶처럼 사랑한다. 당원의 바다에서 민주의 황금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