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재차 구두개입에… 원·달러, 1540원대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자 외환당국이 잇달아 구두개입 카드를 꺼내 쓰고 있다. 계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매도세에 1550원대로 장을 출발한 환율은 구두개입 이후 154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6.1원 오른 1555.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 6일 1590원으로 장을 출발한 후 17년 3개월 만의 최고가다.

 

외환당국은 이날 오전 언론에 메시지를 배포하고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윤경수 국제국장과 재정경제부 이형렬 국제금융국장 명의로 나온 구두개입이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한 직후 환율은 155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한때 1545.0원까지 떨어졌다가 1540원대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25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02로 전 거래일(100.07)보다 상승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가 금리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 급락했고, 이란 이스라엘 북부 지역 공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국내증시도 외국인 순매도를 중심으로 낙폭을 키울 것"이라며 "기계적 리밸런싱으로 환율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 역송금 수요에 역외 투기적 수요가 더해져 원화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민 연구원은 "1600원이 가시권이 들어오면서 수출업체 반기말 네고 의사 결정이 늦어질 수 있지만, 당국이 미세조정을 통해 환율 상승 속도를 억제해 준다면 일부 고점 매도 수요를 유인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그나마 상단을 방어해 줄 수 있는 카드는 당국과 네고 물량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환율 상승에 관한 질문을 받고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일시적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