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초과이윤 분배 논의에 “기업 탈출” 우려…신중론에 무게

이 대통령, 기자회견서 삼성전자 노사 언급
노동장관 초과이윤 재분배 발언과 배치돼

이재명 대통령이 대기업의 초과 이익 분배 문제와 관련해 “초과이윤 처리 논쟁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분배의 새로운 규칙을 세워야 할 때”라고 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발언과 배치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갈등 거론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률 배당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우리 사회에 완전히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며 “과거에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했지, 영업이익을 나눠 갖자고 하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아주 발랄하지 않나”고도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초과이윤을 둘러싼 논쟁 필요성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여기(초과이윤)에는 노동자의 기여도 있고, 회사 투자자의 몫도 있고, 보조금을 지원해 준 국민도 있지 않나”며 “사실은 국민이 (세금으로) 내신 거고, 세금 깎아준 거 이런 것만 해도 수십조”라고 말했다. 동시에 관련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과연 (영업이익의 성과급 배분이) 노동쟁의의 대상이 되는 사안이냐, 이게 소위 경영권에 해당하는 거 아닌가, 노동쟁의 대상이라고 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도 많이 했는데 결론은 못 냈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떠오르고 있는 기본소득 논의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우리나라만 먼저 이런 걸(기본소득) 하면 어떻게 되겠냐”며 “기업들이 다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이어 “그런 부담 있는 나라에 투자하는 게 좀 망설여지지 않겠냐. 이게 어쩌면 법인세를 올리는 것 비슷하고, 국가산업 정책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제”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거듭 신중론을 강조했다. 그는 “자칫 잘못하면 지금 겨우 이제 일어서고, 새싹이 자라나고 있는데 그 새싹을 밟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건 국내에 제한되는 논의가 아니라 전 세계에 국제무역질서까지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국제적 단위의 논의가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장관은 대기업 초과이윤을 협력업체 등과 나누는 것에 명백한 찬성 입장을 표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입장은 노동부 장관보다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한다’고 밝힌 김정관 산업자원부 장관 쪽에 기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김영훈 장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분배의 새로운 규칙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도 노동부 주관 토론회를 열고 사회연대임금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노동부는 토론회 일정 등을 지속해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아직 토론회를 접겠다는 계획은 아니”라며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파악해야 하고, 장관의 출장 일정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참석차 출국한 김 장관은 10일 ‘사람 중심 AI 전환’을 주제로 한국 정부 대표 연설에 나선다. 11일에는 독일로 이동해 13일까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