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정책 규제,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으로 주변에 장기간 방치된 토지와 시설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장기 미개발 토지는 단순 유휴 부지가 아닌 도시 성장을 갉아먹는 구조적 문제이자 토지를 수용당한 주민으로서는 수년간 개발도 환원도 불가한 상황을 감내해야 하는 고충을 겪게 된다. 공공의 입장에서는 재정 부담과 행정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경제적 손익 외에 공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 위에서 합리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을 이유로 토지를 장기간 보유하는 것은 기회비용을 외면하는 방식이다. 이에 단순자산이 아닌 도시경제 파급효과를 고려한 ‘활용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예컨대 공공이 기반시설 조성 후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나 일괄 개발이 어려울 경우 소규모 단위의 순차 개발, 원형지 공급 등을 추진한다면 초기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공공의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직접 개발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장기 미개발 토지에는 환매조건부 매각, 장기임대 후 분양전환, 공공·민간 합작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도입 등 여러 금융·사업구조를 활용해야 한다. 환매조건부 방식은 일정 기간 내 개발의무를 부과하고 미이행 시 환매토록 해 투기적 보유를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LH와는 달리 지방공사는 채무상환보증이 포함된 계약이나 자산매각 시 환매조건 계약, 주택 건설 및 토지 개발 등의 사업에서 미분양 발생 시 매입 확약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지방공기업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공공이 토지를 현물 출자하고 민간이 자본을 투입하는 구조는 재정부담을 낮추면서도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리츠 방식 등 다양한 금융기법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김길식 인천도시공사(iH) 경영혁신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