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초격차 산업강국’ 등 4대 국정 목표 제시, 실행이 관건

“국민 모두 성장기회·혜택 누려야”
‘초과세수 미래 투자’도 맞는 방향
부동산 선방 자평 대신 공급 힘써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격차 산업강국’, ‘규범과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사회’ 등 4대 국정 목표를 제시했다. 집권 2년 차인 올해를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담대한 꿈이 시작된 해로 삼겠다고도 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유일한 해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성장’ ‘혁신’을 각각 9차례, 5차례나 언급하면서 집권 2년 차에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도록 치밀한 이행전략을 세워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 대통령은 4대 국정 목표와 관련해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반도체 외 다른 산업 부분에서도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두고 “미래세대를 위한 대한민국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선결 과제가 있다. 국가재정법상 세계잉여금으로 전환되는 초과세수의 상당 부분이 지방·교육재정으로 흡수되는 불합리한 정산구조부터 고쳐야 한다. “국채 비율을 줄이는 데 활용하는 건 바보 같은 짓 중 하나”라는 언급은 부적절하다. 재정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가 예산이 세입·세출과 연결된 상황에서 국가 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1년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집값)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고 자평했다. 전세 품귀 현상에 대해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사라져 가는 추세”라고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아파트값은 70주 연속 상승했다. 전세 상승세가 집값을 밀어올리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수요 억제에 따른 전월세 폭등으로 서민들의 주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효적 공급 없는 부동산 대책은 백약이 무효다.

‘대체 불가 대한민국’은 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재명정부 1년간 경제는 나름 선방했다. 코스피 지수가 급등했고, 올해 성장률도 예상과 달리 반도체 특수 덕분에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환율과 고물가가 서민을 짓누르고 있고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이 언제든 성장 회복세에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크다. 구체적 재원조달 계획을 토대로 정책 수립 단계부터 청와대와 부처 간의 이해관계 조정 등 세밀한 밑그림이 마련돼야 한다. 국정 동력을 키우려면 여야 간 타협의 정치도 복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