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작 기소’ 특검법 강행 시사한 李, 민심 경고 잊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조작기소’ 특별검사에 대해 “안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혀 국회가 특검법안을 통과시키면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이는 이 대통령 본인은 물론 핵심 측근들이 재판에 넘겨진 10여개 형사 사건을 대상으로 검찰의 수사·기소가 타당했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국회 국정조사에선 ‘수사·기소 모두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희(특검)는 그냥 따르면 된다’는 ‘답정너 특검’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에 따르면 조작기소 특검은 앞선 특검들과 달리 공소취소권을 갖는다. 이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기소가 부당한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 특검이 직권으로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1999년 특검제도 도입 후 특검 후보자 추천권은 대한변호사협회, 대법원 등이 행사했다. 다만 누가 추천권자인지와 무관하게 특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남겨뒀다. 만약 이 대통령이 조작기소 특검을 임명한다면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형사사법의 대원칙에 위배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이란 표현을 썼다. 세간의 비판을 의식해 특검 임명권을 국회에 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국회는 민주당 소속으로 6선을 한 조정식 의원이 의장인 가운데 민주당이 원내 과반인 161석을 장악하고 있다. 결국 조작기소 특검 임명권도 여당이 행사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래서야 국민이 특검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믿을 수 있겠는가.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장을 선택한 민심의 경고를 외면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조작기소 실체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라면 특검의 공소취소권 조항은 삭제함이 마땅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검사에 의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와 관련해 “결론은 국회에 맡기기로 했다”고도 했다. 이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했던 종전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검찰 보완수사권은 성범죄 사건 수사 등에서 경찰의 오류를 바로잡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국민의 편익보다 정치적 셈법이 우선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민심과 반대로 가면 역풍을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