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여자 화장실에 초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불법 촬영을 하고,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에 캡사이신을 뿌려 이용객에게 고통을 준 20대 남성이 결국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8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박지나 부장검사)는 지난 2일 사회복무요원 김모 씨를 상해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21세인 김 씨는 공공성이 강한 상업용 건물 화장실을 범행 장소로 삼아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4월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 휴지에 캡사이신을 의도적으로 뿌려 이를 사용한 여성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화장실 내부에서 혼자 있던 여성이 갑작스럽게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사용하려던 문제의 화장실 휴지를 즉시 수거했으며, 수사망이 좁혀지자 압박을 느낀 김 씨는 사흘 뒤인 4월 28일 자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과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김 씨의 뻔뻔한 기망 행위와 추가 범행이 잇따라 포착됐다. 김 씨는 최초 경찰 조사 당시 “휴지에 묻은 이물질은 카메라 설치에 사용한 접착제”라며 단순 실수에 의한 오염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는 김 씨의 진술과 완전히 달랐다. 휴지에서 검출된 성분이 접착제가 아닌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으로 최종 확인됐다.
추가적인 디지털 포렌식과 현장 조사 결과 김 씨의 대담한 범행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올해 1월부터 약 3개월 동안 해당 상가 여자 화장실에 총 7차례나 무단으로 침입했다. 그는 화장실 내부에 초소형 카메라를 은밀하게 설치했으며, 여성 4명이 용변을 보는 모습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형법상 상해죄는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 장해를 일으켰을 때 성립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캡사이신에 노출된 점막 부위의 염증과 극심한 통증 유발이 명백한 신체적 기능 훼손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김 씨가 불법 촬영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신체적 고통을 주려는 가학적인 의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