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체리색 몰딩’ 걷으니, 집이 넓어졌다…대세 ‘3무(無) 인테리어’ 체크 포인트 [집에서 사라지는 것들①]

기능은 남기고 존재감은 줄이고…집 안 곳곳 번지는 ‘3무’ 흐름

최근 유튜브 채널 ‘봄태규’에 올라온 배우 봉태규 가족의 집에서는 무몰딩과 무문선, 무걸레받이가 적용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이를 ‘3무(無) 인테리어’라고 부른다. 이처럼 집 안 곳곳의 선을 지우고 면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무몰딩·9㎜문선·무걸레받이가 적용된 인테리어. 인스타그램 ‘도미솔루스’ 캡처

 

◆몰딩을 지우다

 

몰딩은 벽과 천장 사이 또는 벽면에 설치하는 장식 자재로, 면과 면이 만나는 부분의 경계선을 덮어 시공면이 고르지 못한 곳을 가리는 역할을 한다.

 

몰딩은 기능적인 역할도 하지만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서 디테일을 완성시키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가구처럼 첫눈에 들어오는 요소는 아니지만 공간의 전체적인 구조와 분위기를 좌우하며, 안정감을 주거나 화려함을 더하기도 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유행해 체리색 몰딩이 널리 사용됐다. 한국 인테리어의 상징과도 같았던 몰딩은 지금도 구축 건물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최근에는 깔끔하고 간결한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천장과 벽의 경계를 강조하던 몰딩이 점점 간소화되는 흐름으로 바뀌었다.

 

흔히 ‘공포의 체리색 몰딩’이라 불리는 몰딩은 크라운 몰딩이라고 한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벽면과 천장 사이의 단차를 메울 수 있지만, 두껍게 마감돼 층고가 낮은 집에서는 집안을 낮고 좁아 보이게 한다.

 

특히 체리색 크라운 몰딩은 짙은 컬러와 두께감으로 인해 집 안의 선들을 더욱 부각시키고 기둥 등으로 인한 돌출 부분을 더 잘 보이게 한다.

 

이 때문에 몇 년 전부터는 마이너스 몰딩, 무몰딩, 평몰딩 등의 기법이 선호되고 있다.

 

몰딩이 천장 안쪽으로 숨겨진 형태의 마이너스 몰딩. 재현하늘창 홈페이지 캡처

 

마이너스 몰딩은 숨은 몰딩, 히든 몰딩이라고도 하며 천장 안쪽으로 몰딩이 들어가 있는 형태를 뜻한다. 천장보다 벽면이 높게 올라오고 천장과 벽 사이에 빈 공간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천장과 벽의 이음새를 숨길 수 있으며 틈새 공간에 간접조명이나 액자 레일을 매립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몰딩은 몰딩을 아예 설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천장과 벽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줘 공간이 트여 보이게 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문선, 걸레받이와 함께 생략하면 실평수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평몰딩은 얇고 평평한 디자인의 몰딩을 말한다. 어느 곳에나 무난하게 잘 어울리며 두께가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다. 무몰딩이나 마이너스 몰딩이 부담스럽다면 평몰딩이 자주 추천된다.

 

그러나 무몰딩과 마이너스 몰딩은 더욱 정교한 시공을 요구한다. 콘크리트 골조는 시공 과정에서 미세한 굴곡이나 단차가 생길 수 있어 완벽한 수직·수평을 구현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일반적으로 몰딩을 덧대 벽지의 이음매를 가리고 벽과 천장이 만나는 부분을 깔끔하게 마감한다.

 

그러나 몰딩을 없애거나 간소화하게 되면 벽면과 천장의 상태가 그대로 드러나므로 시공에서부터 디테일한 작업이 요구된다. 벽면을 평평하게 해야 하며 천장과의 사이에 공간이 있다면 퍼티 같은 평탄화 작업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시공 비용이 높아진다.

 

◆문선을 지우다

 

몰딩이 사라진 공간에서 문선도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집 안의 선을 줄이려는 흐름은 문 주변으로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문선은 문틀 바깥쪽에 덧대는 마감재로, 문틀과 벽 사이의 틈을 가리거나 벽면의 마감 상태를 보완해준다. 문을 강조하는 디자인 요소이기도 하다.

 

봉태규·하시시박 가족의 집 문에 문선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유튜브 채널 ‘봄태규’ 캡처

 

과거에는 50~80㎜ 두께의 문선이 일반적으로 사용됐지만, 미니멀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문선 역시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 문선을 아예 없애는 무문선 시공은 문틀에 문만 달아 벽면과의 경계를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문선 시공이 부담스럽다면 얇은 문선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9㎜ 문선’이다. 기존 문선보다 두께를 크게 줄여 시각적인 존재감을 최소화한 방식으로, 슬림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내구성을 높인 12㎜ 문선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색상도 기존에는 벽면과 구분돼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이제는 전체적으로 통일해 일체감을 주는 방식이 적용된다. 무문선과 슬림 문선 모두 선보다 면을 강조해 공간의 경계를 흐린다는 점에서 오늘날 인테리어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걸레받이도 지우다

 

걸레받이는 바닥과 벽이 만나는 부분에 설치하는 마감재다. 걸레질이나 청소 과정에서 벽지가 오염되거나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고, 바닥과 벽 사이의 이음매를 가리는 역할을 한다.

 

걸레받이도 무걸레받이, 마이너스 걸레받이, 숨은 걸레받이 등 눈에 띄지 않게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무걸레받이는 무몰딩과 똑같이 벽면과 바닥면 사이 걸레받이를 없앤 것을 뜻한다. 마이너스 걸레받이는 기존에 벽면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던 두꺼운 걸레받이를 벽면 안쪽으로 들여 넣은 형태를 말한다. 숨은 걸레받이는 걸레받이를 벽 안쪽에 매립해 겉으로 돌출되지 않게 하는 시공법이다. 다만 이는 벽체 두께가 충분해야 매립할 수 있어 구축 아파트는 확인이 필요하다.

 

이 같은 방식도 벽과 바닥의 수평을 정교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마감 기술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고 먼지 쌓임이 적어 걸레받이도 숨겨지는 추세다.

 

봉태규·하시시박 가족의 집 내부 1층 거실 모습. 무몰딩·무문선·무걸레받이의 ‘3무 인테리어’ 방식이 적용됐다. 유튜브 채널 ‘봄태규’ 캡처

 

몰딩과 문선, 걸레받이는 더 이상 단순한 마감재가 아닌 공간의 분위기와 성격을 결정하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인테리어는 기능은 유지하되 시선에서는 지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실제로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등에 올라온 리모델링 사례에서도 ‘3무 인테리어’를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몰딩·무문선·무걸레받이의 공통점은 장식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공간을 나누는 선을 줄여 보다 넓고 정돈된 인상을 만드는 데 있다.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을 없애기보다 기능은 살린 채 보이지 않게 만드는 흐름이 집 안 구석구석으로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