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량 85% 급감·일식집 2593곳 폐업…데이터로 본 ‘오마카세’ 열풍의 종말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한 끼 수십만 원을 호가해도 예약 전쟁이 벌어지던 일식 ‘오마카세’(주방장이 메뉴를 알아서 내놓는 방식) 열풍이 차갑게 식고 있다. 고물가 여파로 2030세대의 지갑이 닫힌 데다, 검색량 추락과 대규모 폐업이라는 명확한 데이터가 일시적 기호 변화가 아닌 구조적인 수요 위축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뷔페는 반사이익을 누리며 외식 시장의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 검색량·예약 순위 동시 이탈…지표가 말하는 오마카세 위기

 

앞선 6일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오마카세 검색량은 코로나19 시기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1월 최고치(기준값=100)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기준 검색량은 단 15로 추락했다. 3년 전 대비 약 85% 감소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2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예약 플랫폼 지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실시간 외식업체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2023~2024년 외식 카테고리 예약 1위를 차지했던 ‘일식 오마카세’는 지난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검색 관심도와 예약 행동 데이터가 동시에 하락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소비자의 발길과 검색 의도 모두가 완전히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 3년간 일식집 2593곳 폐업…소비자물가도 3.1% 상승

 

오마카세 식당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일식 오마카세 판매 업장이 포함된 일식집은 2023년부터 올해 5월까지 약 3년간 2593개가 폐업했다.

 

이는 같은 기간 문을 닫은 중국식 음식점(1821개)이나 카페(624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물가 환경도 소비 위축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년=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던 2024년 3월(3.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의 생활물가지수도 3.3% 올라 2024년 4월(3.6%)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고물가 기조 속에서 과거 ‘스몰 럭셔리’로 포장되며 감수 가능했던 오마카세 비용은 이제 명확한 절약 대상 1순위로 전락했다.

 

8일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Gemini) 검색 트렌드와 소비 패턴 분석에 따르면, 오마카세로 향하던 2030세대의 잉여 자본은 최근 역대급 ‘엔저 현상’을 활용한 일본 현지 미식 여행이나 체험형 팝업스토어 등 ‘대체 경험 소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또한 5만원대 전후의 ‘엔트리급(입문형) 오마카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역설적으로 경험의 희소성이 크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SNS 인증 목적의 가치마저 훼손된 점이 급격한 수요 이탈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분석된다.

 

◆ 중저가 뷔페 반사이익…합리적 가격에 외형 확장

 

반면 1인당 1만~5만원대로 식사와 주류, 후식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중저가형 뷔페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애슐리 등 중저가 프랜차이즈 뷔페가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외형 확장에 나서며, 오마카세 수요 이탈의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가격 경쟁력의 문제를 넘어선 ‘동일 예산 내 다양한 경험 최대화’라는 소비 합리화 현상으로 진단한다.

 

‘스몰 럭셔리’에서 ‘가성비 경험 소비’로 패턴이 전환되며 단일 고가 외식 수요가 희석된 구조다.

 

외식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고 외식 소비 전반의 양극화와 생태계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