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문화가 바다 건너 중남미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핵심 홍보 전략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좌파 여당 후보인 이반 세페다(64)는 오는 21일 열리는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K-컬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눈길을 끈다.
세페다 후보와 지지자들은 선거운동으로 K-팝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후보의 근엄한 얼굴 주변에 반짝이 효과와 하트 필터, 파스텔톤 배경을 덧입힌 밈을 제작해 유튜브와 틱톡에 배포했다.
특히 해당 밈에는 ‘오빠’(OPPA), ‘사랑해’ 같은 한국어 문구를 넣어 얹어 후보가 마치 K드라마 속 주인공인 것처럼 연출해 눈길을 끈다.
세페다 후보 본인도 선거 유세 현장에서 수시로 한국에서 유행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등 청년층의 코드에 맞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선거 운동의 중심에는 세페다 지지자 모임인 ‘역사적 조약을 위한 K팝 팬 운동’(Movimiento Kpopers por el Pacto Historico)이 있다. 이들은 저연령층의 눈높이에 맞춰 세페다의 복잡한 공약을 카드뉴스로 쉽게 풀어내거나, K팝 아이돌의 세련된 음악을 깔고 후보의 무상교육 정책을 홍보하는 숏폼 영상을 제작하는 등 입소문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영상과 월드컵, 인플루언서 등을 동원한 우파의 공세에 맞서 세페다 후보가 트렌디하고 결집력 높은 ‘K컬처 팬덤’을 적극 이용해 반격을 펼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세페다 후보는 대선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지만, 1차 대선 투표에서 2위를 달리는 우파로부터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남미 지역에서 K컬처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기준으로 남미 전역에서 톱10 순위에 2~3편씩 오르고 있다.
이에 콜롬비아 대선에 깜짝 등장한 K컬처 전략이 세페다 후보에게 회생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최근 중남미 전역에 확산되는 우파 집권 기류인 ‘블루타이드’에 맞서 좌파 진영이 내세우는 K컬처의 독특한 팬덤 정치가 콜롬비아 대선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