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서울 송파구 지역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선 닷새째 시위가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대만 국적 취재진이 시위대로부터 ‘신원 확인’을 요구받는 일도 있었다.
대만 언론 ‘미러뉴스(mnews)’ 기자 장배자는 “오후 4시쯤 현장 상황을 중계하고 있었다”며 “중국어로 방송하자 시위대 10여명이 다가와 ‘중국인이냐’, ‘취재하지 말아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물리적인 충돌이나 폭행은 없었다. 장배자 기자가 10년 넘게 언론계에서 일하면서 시위 참가자들로부터 국적을 확인받은 경험은 처음이었다. 장배자 기자는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그동안 수많은 집회와 시위 현장을 취재해 왔다”며 “대만에서는 여·야당 지지자 주최 집회 등 다양한 현장을 취재했지만, 시위 참가자들로부터 중국인인지 의심받거나 국적을 확인받은 경험은 없었다”고 말했다.
방송 도중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도 시위대가 중국 언론인지 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시민들이 우리의 신분을 궁금해하거나 확인하려 한 이유는 이해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는 다양한 정당과 정치적 견해가 존재하고, 진영마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러뉴스 취재진은 카메라에 대만 국기를 걸고 ‘중국 X, 대만 방송’이라고 적힌 메모지를 들고 보도를 이어가기도 했다.
장배자 기자는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과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사실대로 보도하며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전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만 언론 중화텔레비전(CTS) 취재진도 이날 오전 시위대로부터 10분가량 신원을 설명해야 했다. CTS 천졘안 기자가 번역기를 사용해 시위대에게 ‘이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말을 보여주자 시위대가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6일부터 3일째 올림픽공원 현장을 취재했다는 천졘안 영상기자는 “언어가 같아 중국 기자로 오해받을 것 같아 대만 국기를 가져왔다”며 “평소 해외 취재를 할 때 국기를 들 일은 없었다”고 했다. 함께 있던 쑨유리 기자 역시 “전날 촬영 중에 중국인이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해명해줬다”며 “폭력은 없었고 흥분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말로만 표현했다”고 했다. 천졘안 기자는 “시위대가 개인적인 입장을 물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지지하더라도 중립적으로 보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