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전북 김제를 찾아 이원택 전북도지사 당선인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데 이어 고창 선운사를 방문하면서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호남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김제에서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원택 당선인과 만나 오찬을 함께한 뒤 고창 선운사를 찾아 주지 스님과 차담을 나눴다. 김제는 이 당선인이 국회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이번 방문은 공개 일정 없이 이뤄졌지만, 정치권에서는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핵심 승부처인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공천 논란 등으로 악화된 지역 여론을 수습하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의원총회와 본회의, 현충일 추념식 외에는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며 잠행을 이어왔다. 그러나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을 재개하고, 12일에는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애초 11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지만, 국회 본회의 일정이 유력해지면서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민주연구원이 주최하는 ‘이재명 정부 1년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 대표의 최근 행보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를 둘러싼 정치권 해석과도 맞물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한 유럽 순방길에 올랐지만, 정 대표는 서울공항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대표 취임 이후 대통령 해외 순방 환송 행사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김민석 국무총리가 환송 행사에 참석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일부 친명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힌 것과 맞물려 정 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반면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국회 현안 대응이 우선이라는 실무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실 투표 문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 환송 행사보다 입법부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의 전북 방문과 광주 현장 최고위 개최 등이 사실상 차기 당 대표 연임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호남 민심의 향배가 전당대회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