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조성 파크골프장 주변 가로수 7그루에 제초제 주입한 60대

"열매 해로워 범행" 주장했지만 잔디에 나뭇잎 떨어져 범행한 듯
하천점용 허가 없이 파크골프장 임의 조성도…알고도 봐준 영동군청

충북 영동경찰서는 9일 자신이 무단으로 조성한 파크골프장 주변 가로수 7그루의 뿌리에 제초제를 주입해 고사시킨 혐의(재물손괴)로 6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4월 22일 오전 10시께 영동 이수공원의 칠엽수 6그루와 감나무 1그루 뿌리에 전동 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제초제를 주입한 혐의를 받는다.

민선8기 영동군청. 연합뉴스

수령이 20년이 넘은 이 나무들은 모두 고사할 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뿌리에 구멍이 뚫린 것을 수상히 여긴 영동군 측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일대 CCTV 등을 조회해 A씨를 검거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들이 독성이 있는 나무의 열매를 가져가서 먹으면 위험할까봐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인근에서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는 그가 잔디 위로 나뭇잎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A씨가 하천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영동천 인근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영동군청에 정확한 진상 파악을 요청할 계획이다.

파크골프 동호회장인 A씨는 지난해 가을 사비를 들여 9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했으며, 동호회원들과 이곳을 이용하면서 영동군 측에 유지·관리 비용 지원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동군청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엄연히 불법 시설이라 예산 지원 요청은 거절했다"며 "A씨가 영동군파크골프연합회와 협의해 체육시설 인가를 신청하면 공익성 등을 검토한 뒤 하천점용 허가를 내줄 계획이었으나 A씨가 연합회 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고, 그 사이 A씨가 사비를 들여 무단으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칙적으로는 무단 점용 시설을 철거하는 것이 맞지만, 이미 공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가급적 체육시설로 활용하는 것이 실리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사후적으로라도 하천점용 허가를 내주기 위해 A씨와 연합회 측의 협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