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하자 더 샀다 …이틀간 ‘마통’ 6000억 증가

5대 은행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 42조9516억원
5일·8일 급락장에 마통 대출 급증

최근 코스피가 미국발 악재와 반도체주 약세 여파로 큰 폭의 조정을 받자 개인 투자자들이 마이너스통장(마통)을 활용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사용 잔액은 43조원에 육박하며 3년 7개월 만에 최대 수준까지 늘어났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8096.93)보다 197.16포인트(2.43%) 내린 7899.77에 개장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67.81)보다 9.23포인트(0.95%) 하락한 958.58에 거래를 시작했다. 뉴시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42조9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 한도가 아닌 실제 사용된 대출 잔액이다.

 

해당 규모는 역대 월말 기준으로 2022년 11월 말 43조1063억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적극 활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월 말 39조7877억원이던 잔액은 5월 말 41조5324억원으로 1조7000억원 넘게 늘었고, 6월 들어서도 5영업일 만에 1조4191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5일과 8일 이틀 동안에만 잔액이 6085억원 늘었다. 5일에는 1367억원, 8일에는 4719억원이 각각 증가하며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반등을 기대하며 대출을 끌어다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연 6% 안팎의 이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15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미국발 악재와 원·달러 환율 급등, 반도체주 약세 등이 겹치며 최근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지난 5일에는 5.54% 하락했고, 8일에는 장중 7442선까지 밀린 뒤 8.29% 급락 마감했다. 개장 직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는 증시 조정 국면마다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급락 이후 반등을 노린 투자 수요가 유입되면서 마이너스통장 사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에 집중됐던 시중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해 기업 투자와 성장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다만 증시 활성화 과정에서 과도한 빚투가 확산될 경우 금융시장 건전성을 훼손하고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