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게 당선 축하금을 건넸다는 ‘남산 3억원’ 의혹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전직 임원들에게 대법원이 재상고심 끝에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위증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77)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73) 전 신한은행장의 재상고심에서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신 전 사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 전 행장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들은 2012년 11월 횡령 혐의로 함께 재판 받던 중 서로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증인 자격으로 ‘남산 3억원’ 사건 관련 위증을 한 혐의를 받았다.
남산 3억원 사건은 17대 대선 직후인 2008년 2월 신한금융지주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불법 비자금 3억원을 조성해 건넸다는 의혹이다.
라웅찬 당시 신함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이 전 행장(당시 부사장)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고, 당선 축하 명목으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에 금품을 건넸다는 게 뼈대다.
검찰 조사 결과 돈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전달된 사실은 밝혀졌으나, 전달자와 수령자는 끝내 규명되지 못했다. 검찰은 2019년 6월 이 전 행장 등만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두 임원이 신한은행 창업주인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과 경영자문계약을 맺은 것처럼 가장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었다.
그런데 신 전 사장은 남산 3억원 보전을 사전에 지시하고도 횡령 혐의 재판에서 “보전 사실을 사후 보고 받았고 2008년 경영자문료 증액은이 명예회장 대통령 취임식 행사 참석 때문”이라고 거짓 증언한 혐의로 재차 기소된 것이다.
이 전 행장은 2009년 4월 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존재를 알면서도 재판에서 “2010년 8월까지 몰랐다”고 위증한 혐의가 적용됐다.
1·2심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공범인 공동 피고인이 다른 피고인에 대한 증인이 될 수 없다”며 증인적격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2심은 1심과 달리 공동 피고인도 다른 공동 피고인의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증인이 되더라도 자신의 범죄사실 관련 질문에선 피고인의 지위가 증인의 지위보다 우선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해 2024년 2월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증인신문 절차에서 증언거부권이 고지됐음에도 피고인이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해 증언을 거부하지 않은 채 허위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한 것이다.
대법원은 “소송 절차가 분리됐으므로 공범인 공동 피고인의 지위에 있는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은 다른 공동 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이 있고 증인거부권을 고지 받았음에도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심에서 서울중앙지법은 “피고인들이 기억에 반해 허위 진술을 했는지 증거에 비춰 살펴봤을 때 허위 진술을 했음을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다”며 두 사람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이 재상고를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기각하고 파기환송심 결론을 유지했다. 이들이 위증 혐의로 기소된 지 6년10개월 만에 나온 최종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