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관리하는 기관을 1~4층위로 나누고 위기 단계에 맞춰 활용에 나선다. 현재 국산 코로나19 백신은 유전자재조합방식만 있지만 2028년까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개발에도 나선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10일 충북 청주시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강당에서 열린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 브리핑에서 “방역 사회대응, 의료대응, 백신, 연구개발 고도화에 나서겠다”며 “현재 2층위에 그쳤던 관리 기관 체계를 4층위로 늘리고, 내년 봄 호남권을 시작으로 전문병원 개원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4대 추진전략, 17개 중점과제로 구성된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은 2023년에 발표돼 2027년까지 진행이 목표인 신종 감염병 중장기계획 보완책의 하나로 나왔다.
먼저 감염병 위기 유형을 국내 종식이 가능한 ‘제한적 전파형’과 결국은 공존해야 하는 ‘팬데믹형’으로 구분했다. 제한적 전파형에 속하는 감염병에는 에볼라, 메르스 등이 있는데 국지적으로 발생해 일부 환자만 관리하면 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신총플루 등이 포함된 팬데믹형은 전국 단위로 발생해 의료체계의 전반적 대응이 필요한 유형이다.
중앙·권역에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을 1층위, 지역 감염병 치료병원을 2층위, 지역 감염병 센터를 3층위, 동네 감염병 치료병원을 4층위로 분류해 감염병 위기 유형과 위기 단계에 맞춰 병상 자원 활용에 나선다.
◆‘제한적 전파형’·‘팬데믹형’으로 감염병 위기 구분…관리기관 4층위로 나눠
제한적 전파형·팬데믹형 초기에는 1·2층위 병원 중심으로 집중·선제 대응한다. 감염병이 전국 단위로 퍼지는 팬데믹형 중·후기에는 3층위가 지역사회 내 입원환자 의뢰, 회송·기술지원을 실시하고 4층위에서 경증환자에 대응한다.
1층위(중앙·권역 감염병전문병원)는 진료·교육·훈련·연구 등을 수행하는 감염병 의료대응 최상위 기관이다. 내년에 호남권을 시작으로 전국에 6곳이 생길 예정이다. 2층위에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38개소, 597병상), 긴급치료병상(55개소, 938병상) 등이 포함된다. 이번 방안을 통해 두 병상의 운영 주체를 질병청으로 통합하고 ‘국가 감염병 병상’이라는 이름으로 관리한다.
3층위는 일반의료체계로의 전환을 목표로 팬데믹 중·후기에 활성화하고 진료권별로 지정한다. 2층위는 1급 감염병 환자를 격리 치료하기 위해 정부가 예산을 전액 지원해 구축한 상시 음압 격리 병상이라면 3층위는 공공종합병원이나 지방의료원처럼 지역 책임의료기관 중 감염병 상황에서 지정된다. 경증환자는 지역 내 4층위 기관의 진료를 받되 증상 악화 시 높은 층위의 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2028년까지 mRNA 코로나19 백신 국한화…개발센터 확립
2028년까지 mRNA 코로나19 백신 국산화에 나선다. 현재 정부는 핵심기술 보유기관을 중심으로 비임상~임상3상 집중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순위 병원체 또는 유사성이 높은 시제품을 사전에 확보·비축하고 신속개발을 위한 백신 라이브러리(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법원이 화이자 백신 접종과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는 등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정통령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특별법에 따라 백신과 이상반응 사이에 인과성이 과학적으로 입증이 안 돼도 간접 조건을 만족하면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지금 나오는 판결들은 이에 근거한 것”이라며 “코로나 백신과 다른 질병의 인과관계 연구와 판례가 축적되고 있는 만큼 데이터를 모아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리스트를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 청장은 “특별법 시행에 앞서 피해보상위원회와 재심위원회가 구성됐는데 실제 심의가 이뤄지기까지 5달이 걸렸다. 피해자단체, 법조계 등 다양한 사람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고 지금도 다층위로 대화 중”이라고 강조했다.
◆재원 마련 방안엔 “관계 부처와 협의 중” 원론적 답변
최근 국내에서도 에볼라바이러스병 발생국인 우간다를 방문한 뒤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한 의사환자가 3명 발생하는 등 새로운 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임 청장은 “새로운 감염병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응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격차 문제의 경우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립될 예정인 만큼 정예요원을 배치해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서는 “작년 이후로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의료 인력 부족에 대해서는 “질병청이 의료인력 양성·수립계획에 관여할 할 수 없어 이번 계획에 구체적으로 담기는 어려웠다”며 “팬데믹 때는 폭발적 의료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각 층위별로 정해진 의료인력을 사전에 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