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가장 낯설었던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인스타그램을 하느냐고 묻는 일이었다. 나는 중국에 있을 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해외 사이트 대부분에 접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 온 뒤 나는 한동안 이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애써야 했다.
중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메신저 앱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위챗이다. 중국에서 위챗을 쓰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챗에는 모멘트라는 기능이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사진과 글을 올려 친구들에게 자신의 근황을 알릴 수 있다. 둘째는 한국에서 SNS라고 부르는 소셜미디어 앱이다. 중국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는 샤오훙슈와 웨이보가 있다. 이러한 소셜미디어에서는 정보를 공유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탕자자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 박사과정
한국에서는 인스타그램이 일상을 보여주는 창구에 가깝다. 카카오톡은 일상적인 연락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구이다. 반면 중국인에게 위챗은 훨씬 더 복합적인 기능을 한다. 위챗은 단순한 채팅 앱이 아니다. 모멘트, 업무 단체방, 가족 단체방, 결제 기능, 생활 서비스가 모두 들어 있다.
한국에 온 나는 중국에는 없는 앱에 적응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사용하던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도 계속 유지해야 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온라인 소통 체계를 사용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다. 거기에 언어와 문화까지 다르니 더욱 힘들다. 지금도 한국 친구들이나 다른 나라 친구들이 내 인스타그램을 추가한 뒤 왜 게시물을 잘 올리지 않느냐고 묻는다. 중국에 있는 친구들도 위챗 모멘트를 왜 이렇게 오래 업데이트하지 않느냐고 물어온다. 어느 날 1년 넘게 업데이트하지 않은 위챗 모멘트를 열어 보다가 문득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그것은 나를 힘들게 만든 것은 단순히 앱 자체가 아니라 각각의 앱 뒤에 놓인 서로 다른 관계와 표현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언어만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용은 중국 친구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중국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용은 한국 친구들에게 닿지 않을 때가 많다. 중국어로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감정도 한국어나 영어로 옮기면 원래의 ‘온도’를 조금 잃어버리는 것 같다. 반대로 한국어로 기록한 일상은 중국에 있는 친구들이 그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 정체성을 계속 바꾸어야 한다. 위챗 속의 나는 딸이고, 친구이고, 오래된 동창이며, 중국을 떠난 지 오래된 사람이다. 카카오톡 속의 나는 유학생이자 동료이다. 인스타그램 속의 나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초국적 이동자처럼 보인다. 각각의 플랫폼은 서로 다른 방과 같다. 나는 각 방에 들어가기 전에 언어와 표정과 정체성을 조금씩 조정해야 한다.
다문화 생활은 단지 몸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람의 관계, 언어 습관, 자기표현 방식이 서로 다른 온라인 공간에 흩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관계에 계속 반응하며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나는 점차 삶의 중심을 현실의 생활로 옮기게 되었다.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인다고 해서 나의 실제 삶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온라인 소통의 모순은 나로 하여금 네트워크 생활과 문화의 장단점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