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위 삼성운용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 보고서 8년 만에 첫 발간

금융당국서 의무화 방침 밝히자
‘수탁자 책임활동 보고서’ 내기로
도입 8년 만에 뒤늦게 7월 발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8년 만에 처음으로 ‘수탁자 책임활동 보고서’를 발간한다. 미래에셋자산·KB자산운용 등 주요 경쟁사들이 꾸준히 관련 보고서를 공개해온 것과 달리 삼성운용은 보고서를 내지 않아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당국이 이를 의무화하자 뒤늦게 발간하기로 한 것이다.

10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 달 처음으로 수탁자 책임활동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삼성운용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개별 기업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며 보고서를 별도로 내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의결권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의결권 행사뿐 아니라 비공개 면담·서한 발송 등 다양한 주주활동을 포함한다”며 “보고서에는 의결권 행사 내역으로 확인할 수 없는 주주활동 내용이 담긴다”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단순한 주식 보유를 넘어 투자대상회사의 장기적 가치 향상에 적극 관여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이다. 2016년 민간 자율규범으로 도입된 후 현재까지 4대 연기금, 141개 운용사를 포함해 257개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ETF 시장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고 이 중 200조원을 굴리는 삼성운용은 수탁자로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활동 내역은 외부에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운용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산이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에 따라 운용되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8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에서 “기업과의 거래관계, 이슈의 민감성 등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이 소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짚었다.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를 강화하자 뒤늦게 첫 보고서를 내놓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보고서 작성 의무화와 이행 점검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