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창사 첫 파업… 갈등 장기화 우려

4시간 동안 부분파업 진행
판교 사옥 앞에서 거리 행진
29일 추가 파업 나서기로
성과급 놓고 노사 이견 커

카카오 노동조합이 창사 20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섰다. 노조원들은 10일 4시간 동안 업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집회 행진을 통해 고용 안정성과 보상 정상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교섭이 성사되지 않으면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이날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번 파업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4개 계열사가 함께했다. 카카오 본사 노조가 파업에 나선 건 2006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과 연대노조 조합원들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유스페이스 광장까지 임금과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노조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 참여한 본사 조합원은 1000여명,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참여 인원은 1500명가량이다. 이들은 자리를 비우고 업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오전 11시30분부터는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사옥 아지트 앞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거리행진에 나섰다. 광장에 모인 조합원 800여명(경찰 추산 500명)은 ‘고용안정 쟁취하자’, ‘파업 승리로 공동교섭 쟁취하자’, ‘무책임한 경영진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사측을 압박했다. 이날 집회에는 네이버와 넥슨, 엔씨, 넷마블 등 화섬식품노조 산하 노조원들도 동참했다.



첫 파업을 마친 카카오 노조는 29일 추가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로그아웃하듯 각종 업무에서 일제히 빠지는 ‘로그오프 데이’를 진행한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2차 파업에는 카카오 계열사 전체 노조원 5000여명이 참여토록 독려하고, 구체적인 파업 방식은 추후 정할 방침이다.

보상 체계 등을 둘러싼 카카오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단체행동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사는 부분파업 결정 이후 최근까지 교섭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에 달하는 성과급과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이 경영에 부담되는 수준이고, RSU를 포함한 성과급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산 라인이 없는 정보기술(IT) 업계 특성상 파업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부도 이날 파업에 대비해 앞서 카카오와 비상 대응체계를 논의한 바 있다. 다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업무 부담이 가중돼 서비스 운영, 개발 등 사업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