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후폭풍 속에 새 원내사령탑으로 3선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을 선택했다. 정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은 선거 패배 책임론과 계파 갈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급격한 쇄신보다 안정적 수습을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 원내대표는 110석 제1야당을 이끌며 하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 더불어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 공세 대응, 장동혁 대표 거취 논란을 포함한 당내 통합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경선 기간 동안 당내 ‘통합’을 강조해 온 정 원내대표는 장 대표의 거취와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결단보다는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한 질서 있는 수습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 대표는 “신임 원내대표와 수시로 의견 나눌 것”이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정점식, 결선 끝 원내 수장에
정 신임 원내대표는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총투표수 103표 중 55표를 얻어 최종 선출됐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 1년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정 원내대표와 4선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 3선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 3파전으로 치러졌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결선 투표가 진행됐고 정 원내대표가 김 의원(48표)을 7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정 원내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당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시기에 무겁고 막중한 책임을 주신 의원들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여러분이 저에게 던진 한 표는 제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국민의힘을 다시 세우고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겐 계파도 분열도 대립도 있을 수 없다”며 “오직 민심뿐이다. 약속대로 특정인과 특정 세력의 목소리에 결코 흔들리지 않겠다. 110명 한 분 한 분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으는 의원총회의 집단지성을 통해 원내 운영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공안통’ 검사 출신인 정 원내대표는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3선을 지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로, 구주류인 친윤(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된다. 당내에서는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요직을 거쳤다.
◆‘쇄신보다 안정’… 당 통합 과제
정 원내대표의 당선은 의원들이 급격한 ‘쇄신’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분석된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내란 프레임 공세, 장동혁 지도부와 친한(한동훈)계와의 계파 갈등 등 당내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이를 수습하고 당을 안정적으로 재정비할 수 있는 리더십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의원들이 과감한 쇄신과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수습과 관리에 무게를 둔 결과로 보인다”며 “재선거 논란이나 공소취소 특검 등 여러 현안이 있지만 그동안의 혼란을 무난하게 정리하고 당을 추스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취임과 함께 민주당과 하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돌입한다.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전체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추진 중인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대응에도 나서야 한다.
당 쇄신과 통합 문제도 정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다. 당 안팎에서는 장동혁 지도부를 겨냥해 6·3 지방선거 책임론이 계속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장 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과 당내 중진들의 말씀을 소중히 듣고 집단지성을 발휘해 진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 의원도 보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이 복당 의사를 밝힌다면 당내 의원들, 당원들의 의견까지 수렴해 심사숙고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와 어떻게 당을 새롭게 운영해갈지 수시로 의견을 나누면서 함께 고민해가겠다”며 사퇴론에 재차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또 한 의원의 복당 문제와 관해서도 “현재 당 대표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과 입장은 변화된 게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