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겨눈 검찰미래위… 일각 “공소 취소 정지작업” 비판

법무부, 독립 조사위 출범

위원장 장주영… 위원 6명 선임
대북송금 등 총 7개 사건 선정
檢 인권침해·권한남용 의혹 규명
장관에 후속조치 권고 권한 부여
대검 독립조사기구 설치 요청도
법조계 “특검 명분 쌓기” 목소리

검찰의 과거 수사·기소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와 권한남용 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여당이 윤석열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 관련 특별검사법안 처리를 예고한 상황에서 관련 정부 위원회가 먼저 닻을 올린 것이다. 법조계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들의 공소를 취소하기 위한 정부·여당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열린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발족식에서 장주영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법무부는 이날 오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 직권으로 설치된 검찰미래위 발족식을 열었다.

 

검찰미래위는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제기된 인권침해나 권한남용 의혹 사건 중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의 진상을 확인하고 장관에게 후속조치를 권고할 수 있는 독립 위원회다. 다만 위원회 위원은 검찰 업무에 관한 학식과 경험, 전문성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법무부 장관이 임명 또는 위촉한다.

 

위원장은 장주영 늘푸른 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맡았다. 여기에 김진수 법무법인 예강 변호사,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 교수,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등 6명이 위원으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장 변호사는 “증거와 사실에 근거해 진상을 규명하고, 조사 결과를 국민께 있는 그대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검찰미래위는 조사 대상 의혹을 독립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대상 사건 조사기구의 구성 방안을 마련하고, 인권침해나 권한남용이 확인될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등을 장관에게 권고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조사 대상은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대상 사건’ 등이다.

 

검찰미래위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1차 조사대상으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위례 신도시 사건, 통계조작 사건 등 총 7개 사건을 선정했다. 또한 대검찰청에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설치할 것을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서울고검에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검찰의 인권침해·권한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정 장관은 이후 국회에서 관련 국정조사가 진행된 뒤 “(서울고검 TF의) 진상조사로 의혹을 해소하기에 미흡했고, 이후 진행된 국정조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과 관련해 추가적인 의혹이 제기됐다”며 검찰미래위 설치를 공언했다.

검찰 전경. 연합뉴스

검찰미래위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과는 별개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작기소 의혹의 진상규명은 “국민이나 야당 입장에서 중립적인 특검이 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언급하면서 특검 출범이 가시화했다. 해당 특검법안을 보면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에 관한 사항은 특별검사에게 전속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해당 의혹들로 기소된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가능케 하는 권한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자체 감찰 조사도 했고, 국회에서 국정조사도 했고, 여러 번을 했는데 왜 또 다른 위원회까지 만든 건지 의문”이라며 “특검을 할 거면 특검을 바로 하면 될 것을,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라는 터무니없는 목표를 위해 쓸데없는 작업을 한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 국정조사가 (정부·여당) 뜻대로 잘 안 됐고, 지방선거 과정에선 공소취소 문제로 역풍이 거센 걸 보니까 이 상태로는 특검을 띄우더라도 ‘특검에 의한 공소취소’라는 궁극적 목적을 감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특검의 ‘우회로’로 법무부 위원회를 통해 어떤 결론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특검의 동력을 얻어보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