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6-11 06:00:00
기사수정 2026-06-10 21:13:34
클러스터 지정 ‘수도권 外’ 명시
용인·평택 등 지원 제외 가능성
道, 공식 반대… 정부와 대립각
8월 시행을 앞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의 시행령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하위 법령에 ‘수도권 배제’ 조항이 포함되면서 반도체산업의 집적지인 경기도가 공식 반대 의견을 제출하는 등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10일 도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가 입법예고한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 초안 제15조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요건으로 ‘수도권 외의 지역일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될 경우 전력·용수·도로 등 대규모 기반시설 구축 시 국비 지원을 받고,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재정 사업 추진 과정에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혜택이나 인허가 패스트트랙, 국공유지 대부료 감면 등 특혜가 함께 제공된다.
문제는 해당 시행령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용인, 평택, 화성, 이천 등 도내에서 이미 착공되거나 계획된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는 정책 기류 변화로 인해 기존에 추진 중이던 7349억원 규모의 외국계 기업 투자 유치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균형 발전 기조를 지지해 온 김동연 경기지사도 시행령안의 제한 조항에 대해 강경 입장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행령안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산업부에 기업, 시·군과 함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산업 생태계의 특수성과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속도전 등을 이유로 들며 조항 수정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반도체는 공급망 생태계의 유기적 결합이 본질”이라며 “국토 균형 발전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해야지 기존 인프라를 쪼개는 지역 간 ‘제로섬’ 경쟁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시행령안이 반도체산업의 실제 지리적 역동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기업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성장 초기 팹리스와 소부장 중소기업들의 경영 압박을 가중하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선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반도체 클러스터 사수’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관련 법안이 쟁점화된 바 있다. 수도권 배제 우려에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가 당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를 향해 공세에 나섰고, 용인·오산 등에선 선거 막판까지 화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