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대신 ‘배우자’ 찾기…라이브커머스의 새로운 실험

미혼남녀 결혼 의향, 2년새 6.4%P↑
홈쇼핑 생방송에 결혼 콘텐츠 등장
‘수요 반영’ vs ‘소비재 접근 안 돼’

미혼남녀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결혼을 삶의 중요한 지향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에 주목한 이커머스 업계는 그동안 모바일 홈쇼핑에서 보기 드물었던 ‘결혼’ 콘텐츠를 생방송에 전면 배치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 실험에 나서고 있다.

 

미혼남녀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삶의 중요한 지향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클립아트코리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제5차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의 결혼 긍정 인식은 2024년 3월 1차 조사 당시 55.9%에서 올해 3월 5차 조사 기준 65.7%로 2년 새 9.8%포인트 증가했다.

 

미혼남녀의 결혼 의향도 같은 기간 61.0%에서 67.4%로 6.4%포인트 높아졌다.

 

전국 만 25~49세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도 확인됐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1차 조사 대비 10.5%포인트 증가한 71.6%를 기록했으며, 미혼남녀의 자녀 필요성 인식과 출산 의향은 각각 12.6%포인트와 11.2%포인트 상승했다.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이커머스 산업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화장품과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던 라이브 커머스 분야에 ‘결혼’이 새로운 콘텐츠로 등장하면서다.

 

지난 4월 CJ온스타일은 결혼정보회사 가연 라이브를 편성했다. 시청자 약 4만명이 몰렸고, 5월의 2차에 이어 지난 10일 3차 방송에서는 시청자 4만여명이 화면을 지켜봤다. 협업은 CJ온스타일의 제안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방송 중 시청자들의 관련 문의가 이어진 가운데, 딸을 위해 상담을 신청했다는 채팅글도 눈에 띄어 결혼 적령기 시청자와 부모 세대가 라이브에 함께 참여했음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시간과 감정 소모를 줄이고 자신의 가치관과 조건에 맞는 결혼 상대를 찾으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업계에서는 시간과 감정 소모를 줄이고 자신의 가치관과 조건에 맞는 결혼 상대를 찾으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한다.

 

다만, 결혼정보서비스가 모바일 홈쇼핑과 결합하는 현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결혼이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인 만큼, 조건과 혜택 중심의 소비재처럼 접근하거나 할인 행사와 마감 임박 연출에 의해 판단이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수백만원대 가입 상품이 판매되는 만큼 소비자 스스로 충분한 상담과 정보 확인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함께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실제 경험 사이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업계의 책임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번 사례가 판매 콘텐츠 진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한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전문 상담과 정보 제공, 실시간 소통이 결합된 플랫폼으로 역할이 확장된다면서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결혼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 변화와 모바일 플랫폼 이용 문화가 맞물리면서 결혼 관련 콘텐츠가 홈쇼핑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는 결혼뿐 아니라 교육, 재테크 등 다양한 무형 서비스가 라이브 방송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