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가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틴과의 교류가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면서 그의 성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을 창업하고 현재 대규모 재단을 통해 자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게이츠는 과거 엡스틴과 교류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성에 타격을 입었고 이날 의회 출석으로 관련 논란이 다시 주목받았다.
게이츠는 이날 하원 감독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 모두발언을 통해 "나는 엡스틴이 지속적으로 범죄 행위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 적도, 그런 정황을 알게 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고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게이츠는 자신이 2011년 엡스틴을 소개받았으며, 엡스틴이 글로벌 보건 사업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모금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엡스틴이 과거 법적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이해하지는 못했다"며 "나는 마땅히 했어야 할 신중한 검토 없이 그 소개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엡스틴과의 교류는 "제한적"이었으며 2014년 12월 완전히 단절됐다고 증언했다.
게이츠는 엡스틴이 교류가 끊긴 뒤에도 자신의 불륜 사실을 이용해 교류를 이어가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것은 그가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용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애초에 엡스틴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엡스틴과의 교류 사실이 자신이 수십 년간 쌓아온 자선 활동과 공익 사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는 점을 인정했다.
게이츠는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평판은 생명을 구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기반"이라며 "엡스틴을 만난 것은 심각한 판단 착오였으며, 이 일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의 행동은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 기회를 갖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내 모든 노력과 정반대였다"고도 말했다.
앞서 미 법무부의 엡스틴 사건 관련 문서 공개로 게이츠가 생전 엡스틴을 여러 차례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엡스틴의 범죄 행위를 조사해온 미 하원 감독위는 지난 3월 게이츠에게 의회 출석과 녹취 인터뷰를 공식 요청했으며, 게이츠는 이를 수용했다.
게이츠는 엡스틴과의 친분이 공개된 후 자신이 설립한 재단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러시아 여성들과 두 차례 불륜관계를 가졌고 엡스틴이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인정했다. 게이츠는 당시에도 "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불법적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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