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두꺼비 좀 살려줘유”…충북 청주 원흥이방죽에 거북이 덫 놓인 이유

“도심 속 생태계 보고가 외래 거북의 습격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공원관리과 한 관계자는 11일 서원구에 있는 두꺼비생태공원 원흥이방죽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원흥이방죽은 도심과 공존하는 두꺼비 등의 소중한 서식지이지만 최근 무분별하게 버려진 외래 거북이들이 활개를 치며 토종 두꺼비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방죽은 물이 넘치거나 치고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세운 둑이다.

 

충북 청주시 관계자가 두꺼비생태공원에 외래 거북 포획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시는 이날 원흥이방죽에 생태계교란종 및 외래 거북류를 잡기 위해 포획장치를 설치했다. 짝짓기를 마치고 산란을 준비하는 두꺼비들의 안식처에 들이닥친 불청객인 거북류를 잡기 위해서다.

 

◆귀엽다고 키우다 버려지는 반려 거북이들

 

원흥이방죽에는 30㎝에 달하는 거북이가 있을 정도다. 붉은귀거북 등 외래 거북류가 지속해서 발견된다. 이 거북류는 한 번에 15~20개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외래 거북들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는 방식은 치명적이다. 두꺼비 올챙이나 양서류의 알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것은 물론 정체 모를 바이러스를 퍼뜨려 생태계 전반에 교란을 일으킨다. 인근 무심천 등지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사람 얼굴만 한 거북이가 돌아다닌다”는 주민 제보가 잇따를 정도다.

 

무단 방생은 엄연한 범죄다. 야생생물법에 따라 생태계교란종을 무단 방생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유기 행위의 특성상 현장 적발이 어려워 단속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처음 집에서 키울 때는 손가락만 하니 귀여워서 키운다”며 “이게 15cm, 30cm까지 자라나고 수명도 길어지니까 감당을 못하고 방죽 등에 슬쩍 던지고 긴다”고 토로했다.

 

충북 청주시가 생태교란종 방생금지 교육을 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통발이나 그물에서 특수 포획장치로 전환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금강유역환경청 등이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금강유역환경청과 (사)생물다양성보전협회의 예산 및 용역 지원을 받아 원흥이방죽에 외래 거북류 전용 '특수 포획장치(트랩)'를 설치한 것이다.

 

그동안은 사람이 일일이 통발이나 그물을 쳐서 직접 거북이를 잡아야 했다. 지난해 수거한 외래 거북은 13마리로 날로 늘어나는 개체 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설치된 포획장치는 거북의 생태적 특성을 정밀하게 겨냥해 제작된 '특허 장치'다.

 

거북이들이 장치 위로 기어 올라갔다가 내부로 들어가면 스스로는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다. 물고기 등 다른 수생 생물은 아예 들어갈 수 없어 혼획 우려도 없다. 시는 거북류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이달부터 겨울잠에 들어가는 11월 초까지 이 특수 포획장치를 가동해 소탕 작전에 나설 계획이다. 포획된 외래 거북들은 관련 지침에 따라 인도적인 방법으로 냉동 유도된 후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된다.

 

◆‘도심 속 기적’…교육 등 시민참여로 지킨다

 

시는 물리적인 포획과 함께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는 지하 전시실에 허가받은 생태계 교란 거북이를 직접 사육하며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에게 환경보호의 심각성을 알린다. 이런 교육은 연초에 공공기관 대상 1년 치 일정이 마감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일반 시민들을 위한 기회도 열려 있다. ‘청주시 통합 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주말 가족 프로그램 모집한다. 이달 말부터는 산남초등학교 등 지역 교육기관과 연계한 집중 교란종 교육 및 양서류 시민모니터링단 활동도 전개한다.

 

2003년 산남동 택지 개발 당시 범시민적 차원의 두꺼비 살리 운동으로 지켜낸 원흥이방죽의 두꺼비들은 ‘도심 속 기적’의 상징이다. 도시와 두꺼비 등의 생물이 공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는 원흥이방죽을 비롯해 두꺼비생태문화관, 두꺼비생태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시 관계자는 “반려 거북에게 자유를 준다는 마음의 '방생'이 실제로는 우리 도심의 토종 생물들을 위협할 수 있다”며 “애초에 입양할 때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만약 사정이 생겨 더는 키울 수 없게 되었다면 방생 대신 환경부의 '야생동물 종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합법적인 수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