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2심도 무죄…“의심스러우나 증명 부족”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혐의 김성수
법원 “손해 발생 여부 판단 어려워”
배임수재 혐의 역시 증명 부족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도 무죄로 판결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11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대표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검찰은 1심에서와같이 김 전 대표에게 징역 10년, 이준호 카카오엔터 전 투자전략부문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1심은 지난해 9월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함께 기소된 이 전 부문장은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배임혐의를 받고 있는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가 4월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5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손해를 입혔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바람픽쳐스의 적정 가격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실제 가격과의 차액을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는데 자료만으로는 적정 가격을 산정할 수 없다”며 “400억원(인수 가격)이 실제 가치를 유의미하게 상회하는 액수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사는 경영 목적 달성을 위해 김은희 등 유명 작가가 소속된 바람픽쳐스를 인수할 경영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바람픽쳐스 가치 평가액을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다고 가정해도 그런 가치 평가보다 고가의 작가를 확보한 행위가 경영상 재량 판단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대표의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금품수수가 청탁 대가인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지만 이 사실을 인정하기도 부족하다”며 “검사 제출 증거가 김 전 대표가 이 전 부문장으로부터 부정 청탁을 받고 대가로 금품을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대표 등은 2020년 이 전 부문장이 소유하던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카카오엔터가 고가에 인수하도록 공모해 회사에 31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바람픽쳐스는 2017년 2월 설립된 후 약 3년간 매출이 없었는데, 검찰은 이들이 2019년 4∼9월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바람픽쳐스에 드라마 기획개발비 및 대여금 등 명목으로 337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봤다.

 

위 자금 중 일부를 사용해 바람픽쳐스는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 등을 영입했고, 이 전 부문장이 실소유주임을 숨긴 채 한 사모펀드 운용사에 400억원에 인수된 뒤 같은 금액으로 카카오엔터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문장은 범죄수익으로 고가 아파트와 골드바 등을 구입했으며, 김 전 대표에게 자신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 등 총 18억원을 건넨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이 전 부문장이 회사 매각을 대가로 319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하고, 김 전 대표는 이 전 부문장으로부터 12억5646만원을 수수했다고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