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직원들 집보러 와요"…훈풍 탄 반도체 벨트 부동산

동탄역 인근 단지들 수요 몰려…보름 새 1억2천만원 오른 아파트도
용인·기흥도 강세…토허구역 추가 지정 여부 관심

반도체 경기 영향을 받는 경기남부권 집값이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어 정부가 몇몇 지역을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 경기 호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받는 거액의 성과급이 주택 구입 수요로 이어져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뉴시스·연합뉴스

선두에 선 곳은 화성시 동탄구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6월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동탄구의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1.98%로 조사됐다.

직전 주 상승률(0.60%)의 2배를 넘는 1.38%포인트가 불과 일주일 사이에 더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화성시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16%였는데 한 주 만에 그에 맞먹는 오름폭을 기록한 셈이다.

동탄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사업장 출퇴근이 가능한 배후 거주지역이고 동탄역을 중심으로 광역교통망이 갖춰져 경기남부권에서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반도체 기업 직원들의 주택 구입 수요가 가격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동탄역 인근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실수요자로는 삼성전자 직원, 셔틀버스로 출퇴근하는 SK하이닉스 직원 등이 많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수서까지 다니기 때문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도 있다"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고 가격은 확실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서울로 출퇴근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도 집을 구하러 온다"며 "매수자가 많고 매도자는 적어서 물건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동탄구의 매매 물건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월6일 6천503건에서 이날 기준 3천767건으로 약 42% 감소했다.

일부 단지의 실거래가는 최근 들어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동탄역푸르지오 전용 84㎡는 5월22일 8층 물건이 9억9천800만원에 거래됐으나 보름 만인 이달 6일 9층 매물이 1억2천200만원 높은 11억2천만원에 계약됐다.

동탄은 지난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허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대상지에서 빠져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가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반도체 호황 관련 기대감이 있는 평택시도 아파트값이 2년 4개월간 내리막을 걷다 이번 주 0.14%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다만 미분양 적체가 심한 곳이어서 본격적인 오름세를 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반도체 벨트 배후지역으로 묶이는 용인시 수지구는 올해 누적 상승률이 8.56%로 안양시 동안구(8.80%)에 이어 전국 2위에 올라 있다. 비규제지역인 용인시 기흥구도 올해 누적 상승률이 서울 평균(4.22%)보다 높은 5.66%를 기록 중이다.

동탄과 기흥 등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반도체 벨트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 정도에 따라 정부가 시장 안정과 갭투자 차단을 위해 이들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활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남부 배후 주거지역이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동탄은 향후 집값 상승을 대비해 세를 끼고 미리 사두려는 수요까지 동참하는 모습이고, 용인시 기흥구와 수지구는 최근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