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재직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 관련 허위 면담결과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전 부부장검사(전 조국혁신당 사무총장)가 대법원에서 벌금형 선고유예를 확정받았다. 이 전 검사는 대법원 선고 직후 재판소원 청구 의사를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1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검사에게 벌금 200만원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고유예는 법원이 유죄를 인정했으나 범행 경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제도다.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 전 검사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대검찰청 과거진상조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성 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면담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 등을 받았다.
검찰은 이 전 검사가 윤씨의 2차 면담 결과서에 윤씨가 김 전 차관 등에게 수천만원의 현금을 준 적 있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고 판단했다. 또 3차 면담결과서에 특정 법조인이 윤씨와 골프를 친 정황이 있는 것처럼 자적고, 실체 녹취가 있었음에도 “녹취 없어, 복기하여 진술요지 작성”이라고 허위 기재했다고 봤다.
1심은 3차 면담결과서에 ‘녹취 없어, 복기하여 진술요지 작성’이라고 적은 부분에 대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만원 선고를 유예했다.
2심은 유죄 인정 혐의를 추가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전자화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보고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또 언론사 기자에게 면담결과서 출력물이나 조사 내용을 전달하며 관련자들의 개인정보를 누설하고, 진상조사 협조를 얻는 과정에서 윤씨의 개인 고소 사건 진행 상황 등 타인의 형사사법 정보를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한 점도 유죄로 봤다.
반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업무방해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봤다.
대법원 역시 이같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 전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전 검사는 이날 상고 직후 대법원 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에게 “판결문을 입수하는 대로 재판소원 청구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의 쟁점이었던 면담 결과서의 법적 성격과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 취지와 구속 요건 확장 해석의 한계 등에 대한 헌법적 쟁점을 다시 다퉈보겠다는 취지다.
한편 이 전 검사는 성 접대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학의 전 차관이 2019년 3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하자 당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던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 함께 이를 불법적으로 막은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으로 2024년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법무부는 정치운동 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 전 검사를 해임 처분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서도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