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사진) 교황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예수를 믿으면서 전쟁을 부추길 수 없다”며 평화를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집전한 미사 강론에서 “예수를 믿으면서 무고한 이를 해할 수는 없으며, 고통받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 가난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을 저버릴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최근 전쟁과 폭력, 양극화, 이주민 차별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 왔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왔다.
교황은 앞서 방문한 바르셀로나 인근 관광 명소 몬세라트 수도원에서도 강론을 통해 “우리가 가정에서, 친구끼리, 일터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정치 토론에서,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사랑을 소중히 여기고 키워나가는 법을 배워 증오가 평화로 바뀌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CNN은 “교황은 세계 지도자들이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해 종교적 언어를 이용하는 것을 질책하고,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 왔다”고 전했다.
이날 교황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방문은 성당을 건축한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의 타계 100주기와 최근 완공된 예수 그리스도의 탑(172.5m)을 축복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 탑이 완성되며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 건물이 됐다.
교황은 미사 후 외부 단상에 올라 성수를 뿌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축복했다. 이날 강론에서 교황은 “(성당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인 공사”라며 “미완성은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변함없이 지켜나가고자 하는 약속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대해 “건축학적 걸작이자 강력한 복음 전파 도구”라면서 가우디를 “영적인 순례에 비유할 수 있는 건물을 설계한 인물”이라고 칭송했다. 바티칸은 지난해 가우디를 시성(성인 인정) 단계 중 하나인 ‘가경자’로 선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