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어제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분량을 현행 20%에서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근현대사란 조선이 개항을 통해 일본, 미국 등 외국에 문호를 개방한 1870년대부터 지금까지 약 150년의 역사를 일컫는다. 교육부는 “이재명정부의 국정 과제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역사 교육 강화’의 일환”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부의 교육 과정 개정 요청안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위원 과반이 진보 성향인 만큼 원안 그대로 통과될 수도 있어 보인다.
최근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신군부 세력의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의 역사에 비춰 계엄군을 연상시키는 탱크 운운은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었다. 청소년 대상 근현대사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 대목이다. 문제는 근현대사 분량을 늘리는 것만이 해법인가 하는 점이다. 고대사 등 전근대사와 달리 근현대사 사건들 대부분은 역사적 평가가 아직 진행 중이다.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 때마다 역사 교과서 개편 시도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진보·보수 정권은 자기들 입맛에 맞게 역사를 해석해 물의를 빚은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진보 정권은 좌편향 지적을 받았고, 보수 정권은 시대착오적인 ‘국정 교과서’를 만들기도 했다. 근현대사 주역들의 경우엔 공과가 있게 마련인데 이런 식의 편향적 접근은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만 키울 뿐이다. 단순히 근현대사 분량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 및 논쟁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접할 수 있도록 교육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할 것이다.
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분량이 늘어나면 전근대사 비중은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역사학계에서 “근대 이전 한국사 홀대로 우리 학생들은 고려시대 금속활자 발명,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조차 피상적으로만 알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오늘날 ‘K컬처’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를 휩쓰는 한류는 고조선 이래 꾸준히 축적돼 온 한민족 고유의 지혜와 생활 양식이 원동력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역사 학습에서도 ‘균형’은 무시해선 안 될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