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이 6개월 만에 2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금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의 국내 금 시세는 이날 오전 9시45분 기준 1g당 19만8120원을 나타냈다. 장 초반 3% 넘게 급락한 것으로, 한때 19만678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20만원 이하로 내려간 건 지난해 12월11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은 3.6% 급락한 온스당 4133달러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더 강력한 추가 공격을 예고하며 귀금속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국내 금값은 올 초 한때 1g당 26만981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과열 양상을 보이던 은 선물에 대해 CME가 증거금을 대폭 인상한 것을 계기로 귀금속 전반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추세가 반전됐다. 이후 금 가격을 지탱하던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의 종식, 긴축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속도 둔화 조짐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미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금 가격에 대해 월가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금 상장지수펀드(ETF) GLD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 시장에서 이날 거래된 2억달러 중 풋(매도) 옵션 거래에 1억3000만달러가 쏠렸다.
아로리 리포트의 니감 아로라 설립자는 CNBC에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방어를 위해 금을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고 있다”며 “걸프 국가들도 전쟁 자금이 필요해 금을 매도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가 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점도 하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 가격 지지선인 4400달러가 무너지면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