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장기화로 주력산업 제조·건설업 ‘고용 쇼크’

취업자수 15개월만에 감소

5월 제조업 취업자 14만명 급감
청년층 취업 43개월 연속 줄어
고용위축으로 소득격차도 확대
2030, 1분위 비중 5년 새 2배로

5월 취업자 수가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충격이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위축된 고용시장에 청년층이 진입하지 못하면서 청년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5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5월 취업자가 2025년보다 4만 명 줄며 1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에도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제조업 일자리는 급감했다. 청년 고용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부진했다. 사진은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 모습. 뉴스1

11일 국가데이터처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4만명 감소했다.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과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 감소폭이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가장 크게 나타났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371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그 온기가 고용시장으로 퍼지지 못한 것이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고용시장에서 제조업 내 반도체 비중은 4% 정도로 보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가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나 취업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농림어업(-12만1000명)과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8만9000명), 건설업(-4만3000명), 도소매업(-3만6000명) 등에서도 취업자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2022년 11월 이후 43개월 연속 감소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청년층에서는 산업구조 변화와 인구구조 변화, 중동전쟁 장기화의 3중고를 겪고 있다”며 “청년 쉬었음 인구는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청년 고용률(43.8%)은 하락세(-2.4%포인트)를 지속하면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고용위축이 소득격차로 확대되면서 무주택·청년층의 계층 상승 가능성이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BOK 이슈노트: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소득 모두 1분위(하위 20%)인 가구 중 20∼30대 청년층의 비중은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다른 연령대는 비중이 유지되거나 줄었지만 20대와 30대만 커졌다.

한은은 최근 자산격차 심화와 소득격차 재확대가 맞물린 ‘복합 양극화’로 무주택·청년층의 경제 내 위상이 낮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자산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순자산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는 2012년 0.617에서 2017년 0.584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0.625로 빠르게 상승했다. 자산 불평등을 가속화한 부동산이 주로 고연령층에 집중돼 세대 간 자산 양극화가 심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