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로마 대통령궁에서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 간 협력을 더 역동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며 “그간 축적된 신뢰와 유대,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번영을 향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첨단산업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이번에 채택할 ‘첨단 과학기술 및 ICT(정보통신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는 인공지능(AI)·양자산업·6세대 이동통신·첨단 바이오 등 국가 전략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파트너십을 더욱 고도화할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에 체결될 ‘중소기업 협력 MOU’, ‘사회연대경제 협력 MOU’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발굴하고 양국 사회연대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양 정상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도전에도 공동으로 대응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우리는 우방국 간 공조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며 “한·이탈리아 양국은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을 함께 도모하며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은 “마타렐라 대통령께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한 구상에 대해 말씀드렸다”며 “마타렐라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화와 협력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화답해주셨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의 성과와 협력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점검하기 위해 양국은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공개된 현지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외교는 그간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틀로 규정됐으나 최근의 지정학적 환경 변화 가운데 기존의 이분법적 접근 방식은 유효성을 잃었다고 본다”며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한다기보다는 우리 국익에 기반해 경쟁·협력·도전 요인에 대한 다각적인 인식 하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필수적인 공급망 파트너지만 한편으로는 양국의 경쟁 측면도 커진 게 사실이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과 첨단기술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시점에서 미국과의 경제협력이 첨단 분야로 확대되는 것은 우리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경제 고도화에 도움이 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은 여전히 한국 외교의 기본 축이지만 시대와 현실에 맞게 동맹을 심화·발전시키는 동시에 자강을 공고히 하고, 다양한 국가들과의 연대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자 한다”면서 “자강은 의존적 동맹국이 아닌,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지는 능력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미국이 원하는 동맹의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우리 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 회복과 국방비 증액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우선순위에 대해 “우리 정부는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시대’를 열겠다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와의 경제적 협력에 대해서는 “특히 AI와 첨단 제조업이 결합하는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양국 협력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배터리·디지털기술·AI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이탈리아는 기계·항공우주·자동차·에너지 그리고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삼각축으로 하는 국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프로젝트 트리니티: AI 시대의 산업 삼각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프로젝트 트리니티 구상이 그리는 것은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하나의 순환 구조로 묶어 한국을 AI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짜이고 있는 지금, 한국에는 그 중심에 설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프로젝트 트리니티: AI 시대의 산업 삼각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프로젝트 트리니티 구상이 그리는 것은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하나의 순환 구조로 묶어 한국을 AI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짜이고 있는 지금, 한국에는 그 중심에 설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