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AI 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확정하며 증시 데뷔를 눈앞에 뒀다.
스페이스X는 11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공모가격을 주당 135달러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클래스A 보통주 5억5천556만 주를 매각해 750억 달러(약 114조원)를 조달한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관사들이 추가 옵션(약 8천300만 주)을 행사할 경우 조달 규모는 86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현재 앤트로픽과 오픈AI 역시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두 기업의 가치도 각각 1조 달러에 육박한다. 1조 달러급 초대형 기업 3곳이 동시에 상장하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54)의 막강한 영향력과 그의 사업적 비전에 대한 자본 시장의 압도적인 신뢰를 입증하는 이정표로도 평가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2002년 스페이스X를 창업한 머스크는 부분 재사용 로켓과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로 우주산업의 판도를 바꿨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머스크의 AI 회사 xAI(소셜미디어 X 보유)를 인수했다. 머스크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 등도 운영한다.
스페이스X의 최대 주주이자 창업자, 최고경영자(CEO)로서 머스크는 차등의결권 주식 등을 통해 상장 후에도 84%의 의결권을 유지한다.
그의 스페이스X 지분은 공모가 기준 8천600억 달러(약 1천305조원)를 넘어선다. 여기에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 가치도 2천79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초의 '조(兆)만장자(Trillionaire)'가 되는 것이다.
다만 스페이스X 보유 지분 일부는 회사가 특정 운영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매각이 제한돼 있다.
2대 주주는 머스크의 20년 지기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가 이끄는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이며, 귄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과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IPO로 부를 거머쥐는 건 머스크의 측근들만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투자 플랫폼 힐닷컴(Hill.com)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전·현직 직원 4천400여명이 백만장자가 되고, 이 중 약 400명은 1억 달러 이상을 손에 쥘 것으로 추산됐다.
우려도 만만치 않다. 스페이스X가 제출한 IPO 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9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다. 2024년 7억9천1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매출은 187억 달러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엔론 회계부정을 예견했던 투자회사 채노스앤컴퍼니의 짐 채노스 창업자는 이런 수치를 두고 회사 내실에 의문을 제기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매사추세츠·민주)은 9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스페이스X의 사업 관련 주장과 재무 전망의 근거를 검토했는지 묻는 서한을 보내며 "미국 역사상 가장 조작된 IPO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머스크의 '파괴적 혁신' 행보에 베팅할 새로운 기회로 보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소셜미디어 엑스에서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이자 동료 억만장자인 피터 틸 팔란티어 창업자의 발언으로 알려진 "머스크에 맞서 베팅하지 말라(Never bet against Elon)"는 문구가 최근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앞서 메타플랫폼이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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