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의 과실 책임자로 지목된 공사 관계자들이 사고 발생 6개월 만에 구속됐다. 이번 사고는 접합부 용접 불량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불법 재하도급과 무자격 인력 투입, 무리한 공기 단축 등 후진국형 인재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지법 최윤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 등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이들의 구속 필요성을 인정했다.
구속된 4명은 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 현장소장, 하청업체 대표이사와 현장소장, 감리단장 등이다.
이들은 구조설계도가 정한 시공 등 기본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노동자 4명이 숨지는 사망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고, 유사 사고를 막을 필요성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 등과 영장실질심사를 함께 받은 시공사 관계자, 현장 용접공 등 다른 피의자 7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 전문기관 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고 주요 원인은 철골 구조물 접합부 용접 등 기초적인 시공의 불량, 무자격 용접공 투입, 감리 소홀 등으로 분석됐다.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시공·관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정황이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조사를 통해 잇따라 확인됐다.
조사 결과 주요 공정 중 하나인 철골 공사는 불법 재하도급을 거쳐 이뤄졌고, 구조물 제작·설치 과정에서도 시공 원칙이 준수되지 않았다.
당초 길이 48m 규모 트러스(철제 뼈대)를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제작한 뒤 현장에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24m짜리 구조물 2개를 현장으로 옮긴 뒤 용접해 나란히 연결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설계 변경에 따라 시공 조건도 뒤따라 바뀌었지만,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공사의 검토와 관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연구원은 판단했다.
특히 일부 공정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운영됐는데, 이 과정에서 무등록 건설업체가 다른 업체 명의를 활용해 계약 없이 시공에 참여한 정황도 확인됐다.
연구원은 고난도의 공사 현장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도급이 이뤄지면서 시공 품질이 떨어졌고, 안전 관리 감독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국가기술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력이 붕괴 원인으로 지목된 용접 작업에 참여한 정황도 드러났는데, 한 용접공은 조사 과정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용접을 빨리하라고 재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구조물을 부수지 않고 내부 결함 여부를 확인하는 비파괴 검사에서도 다수의 용접 결함이 확인됐지만 전수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합격 용접부를 보수한 뒤 정식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의 사전검사가 이뤄진 정황도 확인돼 품질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실시공의 배경에 공기 압박과 원가 절감을 우선시하는 건설 현장의 관행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리한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과 자재 투입이 최소화되면서 품질관리와 안전관리가 뒷전으로 밀렸고, 결국 구조물 붕괴를 불러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