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공조’ 움직임에 맞서 중국이 대만 실효 지배 중인 남중국해 섬 가까이로 정부 선박을 투입하며 대만 주변 해역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12일 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대만 해순서(해경)는 전날 오전 7시25분(현지시간) 중국의 ‘싼사 법집행 301호’와 ‘싼사 2호’ 등 공무선이 타이핑다오(영문명 이투아바섬) 수역에 진입한 것을 확인해 해경정이 감시·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타이핑다오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영유권 분쟁이 잦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 있는 섬이다. 대만을 이 섬을 최남단 영토로 삼고 있고 2.1해리(약 3.9㎞) 금지 수역을 지정했는데, 중국 선박이 처음으로 이 수역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대만 안팎에서는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만 주변 해역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앞서 중국과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마찰을 빚어온 일본·필리핀 정상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해양 군사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군사 정보 공유 등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일본과 필리핀이 역내 법적 확실성을 강화하기 위해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의 해양 경계 획정을 위한 공식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중국은 해당 해역이 대만 동부에 있는 곳으로 중국이 EEZ와 대륙붕을 보유한다며, 일본·필리핀의 해양 경계 획정 협상을 불법·무효로 규정했다. 이후 중국 해경은 이달 1일 대만 동부 해역을 순찰한 사실을 공개하며 영향력 행사에 나섰고, 중국 교통운수부는 이달 6∼10일 푸젠성·광둥성 당국 등과 함께 대만 동부 해역에서 해상 교통 특별 법집행 및 해저 측량을 했다. 중국 공무선들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항행하면서 인근을 지나는 선박을 단속하며 실력 행사를 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 같은 움직임이 대만 주변 바다 역시 중국의 ‘근해’로 묶으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중앙(CC)TV가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위위안탄톈’은 지난 10일 게시물에서 “일부 외부 세력의 선동 속에 해외에선 중국의 능력이 대만 동부 해역 관할권을 행사하기에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일부 목소리가 있었다”며 “최근 해경부터 지방 해사국까지 여러 부문이 연계해 대만에 대한 ‘근해 관리 모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매체는 “중국의 근해에는 황해(서해)와 동해(동중국해), 남해(남중국해)와 대만섬 동부의 일부 바다 등 해역이 포함된다”며 “근해 관리 모델이 발산하는 신호는 매우 명확한데, 앞으로 우리의 시야에서 ‘대만해협’이라는 것이 점점 더 적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부터 대만섬 동쪽 해역이 바로 우리의 근해고, 이것이 우리가 존재·관할·통치하는 해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