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내가 오세훈이면 당장 재선거”…국힘 내 ‘재선거’ 요구 확산

나경원 “재선거가 부실·부정선거 바로잡는 길”
국힘 내 재선거 요구 확산 움직임
장동혁 ‘전국 재선거’ 주장과는 온도차
정점식 “진상파악이 먼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6·3 지방선거에서 문제가 발생한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를 주장하며 “제가 서울시장 당선자였다면, 지금 당장 잠실 올림픽공원 현장으로 가 재선거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재선거 요구가 조금씩 확산하는 모양새다.

 

나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체적 난국이다. 노답 선관위다. 까도까도 부실과 부정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문제있는 선거구는 반드시 재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3 투표용지부족·부실선거 사태 관련 토론회에서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나 의원은 “단 한 명의 주권자라도 국가의 오만과 무능 탓에 투표권이 원천 차단됐다면, 그 선거를 통해 위임받은 권력은 정당성을 잃는다”며 “6·3 지방선거 부분 재선거가 이번 부실선거, 부정선거를 바로잡고, 민주주의 정당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권으로 ‘부분 재선거’를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각 부실 선거 지역에서 선거 소청이 빗발치고 있다. ‘결과에 영향이 없다’는 면책 사유조차 될 수 없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해선 안된다”며 “투표용지 품절 사태가 발생한 지역과 전산 개표 오입력이 확인된 지역에 한해서라도 즉각 선관위 직권으로 부분 재선거를 실시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관외 사전투표 폐지’도 주장했다. 그는 “관내 사전투표는 본 투표 직전 단 하루만, 본 투표와 같은 장소에서 진행해 투표함 이송 과정의 불신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관내 사전투표와 본투표 모두 ‘투표소 현장 수개표’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의원은 전날 선관위 귀책 사유로 투표권이 차단될 경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선거를 전면 또는 일부 무효로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 ‘선거일 후 14일 이내’로 규정된 소청 기간을 ‘당선인 결정일부터 30일 이내’로 연장하고, 부칙에 소급 적용 조항을 둬 이번 6·3 지방선거도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현재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재선거 필요성을 주장해오고 있다. 지도부를 제외한 현역 의원에서도 재선거 요구가 나오면서 관련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나 의원을 비롯해 김선교·유상범·조승환·곽규택·주진우·최수진·박충권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장 대표가 주장하는 ‘전면 재선거’와는 온도차가 있다. 나 의원은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참정권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이 전면 재선거 일수도 있고 부분 재선거 일수도 있다”며 “부분 재선거 정도가 맞지 않나 싶다”고 했다.

 

당내 소장파인 초선 김재섭 의원도 ‘부분 재선거’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재선거’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재선거를 요구하려면 시장이 사퇴 후 재선거를 요청해야 하는데, 3선 시장이 사퇴하면 4선 연임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송파구 시의원·구의원과 서울시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재선거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재선거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재선거 관련 입장에 대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이 가장 먼저 판단돼야 하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