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론’ 정면 돌파하는 張…차주 의총에 명운 갈린다

張, 당내 사퇴론에 연일 ‘강경대응’
공개일정 없이 올림픽공원 찾아
당내 쇄신파 “부인할 수 없는 참패”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두고 연일 내홍을 이어가고 있다. 당내 쇄신파는 지방선거 결과를 ‘참패’로 규정하며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반면, 장 대표는 최근 당 지지율 상승세와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앞세워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음 주에 열리는 의원총회가 장 대표의 명운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장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더 많다는 취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장동혁의 정신승리? 그들의 정신패배!”라고 적었다. 해당 조사는 에스티아이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조사로, 지방선거 결과에 불만족한 국민의힘 지지층 중 지도부 책임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59.4%)이 동의한다(36%)는 응답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장 대표는 전날에도 “참 요상한 일이다. 민주당은 민주당이 패배했다며 정청래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이 패배했다며 장동혁 사퇴를 외치고 있다”며 “양당 대표들이 가위바위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이어 “당 지지율 골든크로스도 소용없다. 국민의힘이 더 선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선거 이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온 장 대표는 최근 들어 당내 사퇴론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도 당내 사퇴 여론에 대한 질문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여러분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반문했다.

 

장 대표가 반박 수위를 높여가는 배경에는 최근 당 지지율 상승세가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7%포인트 오른 29%를 기록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갤럽 조사 기준 최고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5%포인트 오른 25%였다.

 

이날 별도의 공개일정이 없던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재선거 요구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을 재차 찾으며 독자 행보에 나섰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면, 우리 당은 그들을 지켜야 한다”며 “도대체 지금 우리 당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나”라고 적었다. 당내 사퇴 요구를 겨냥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진 의원 등 국민의힘 당내 개혁·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장동혁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쇄신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자신의 사퇴 요구를 ‘가위바위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사퇴 요구를 장난처럼 폄훼한 것은 존엄한 국민주권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2대4는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는 참패”라며 “서울에서의 승리는 분명한 ‘반(反)장동혁의 승리’”라고 했다. 이어 “지금 장 대표가 할 일은 민심 이반의 책임을 깨끗이 인정하고 조건 없이 물러나는 것뿐”이라며 “더는 역사에 기록될 ‘요상한 대표’가 되지 말라”고 직격했다.

 

지도부 내부에서도 장 대표 사퇴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상태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 면전에 대고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당권파 최고위원들이 즉각 반발하면서 최고위는 공개 설전 양상으로 흘렀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도 장 대표 사퇴론을 이어갔다. 그는 “물밑에서는 사실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라며 “70∼80% 이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각자의 이야기들은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지금 이 지도부가 그냥 1년의 임기를 채워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안과미래는 11일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장 대표의 거취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의총을 늦어도 16일 이전에 열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총 개최 여부는 일요일까지 고민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결국 다음 주에 예정된 의원총회가 장 대표의 거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의총 자체가 당대표 사퇴를 강제하는 절차는 아니지만, 중진을 포함한 다수 의원들이 지도부 책임론에 가세할 경우 장 대표의 리더십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면 문제 제기가 소수 의원들의 목소리에 그칠 경우 국정조사와 후반기 원 구성 등 현안이 이어지며 사퇴론도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 중 에스티아이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NBS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