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관심’이라더니…맥주·치킨 ‘싹쓸이’한 직장인들 [오늘의 Eat슈]

편의점·치킨업계 평일 오전 ‘월드컵 특수’
광화문 일대 편의점 매출 전주 대비 급증
거리응원에 우산·이온 음료·얼음 판매 늘어
치킨 단체예약·배달주문 급증…300% 이상↑

시작 전까지만 해도 ‘역대급 무관심’ 속에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첫 경기가 예상 밖 소비 특수를 만들어냈다. 한국 대표팀 경기 시간이 대부분 평일 오전에 편성되면서 과거처럼 편의점·치킨업계의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점심시간 응원에 나선 직장인들과 거리응원 인파가 몰리면서 편의점과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서울 BBQ홍대입구점을 찾은 시민들이 치킨을 먹으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 제공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체코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주요 편의점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경기 관람을 위해 도시락과 삼각김밥, 치킨 등을 포장해 가거나 사무실에서 함께 응원하기 위한 음료와 스낵류를 대량 구매한 사례가 잇따랐다. 광화문 광장 거리응원 참가자들의 추가 구매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간편식과 주류, 여름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광화문 인근 GS25 편의점 매장의 전날 매출은 1주일 전 대비 25.1% 늘었다. 경기가 열리기 전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좁혀보면 매출 증가율은 85.7%였다. 주요 품목을 보면 무알코올 맥주 매출 증가율이 약 14.6배(1367.8%), 맥주 매출은 약 5.9배(490.6%), 소주 약 2.8배(178.3%) 커졌다. 이외 스낵 3.5배(254.8%), 치킨 2.6배(158.7%), 얼음컵 5배(401.9%), 안주 87.5%, 물티슈 81.1% 등이 인기 품목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의 첫 경기 거리응원을 앞두고 광화문 인근 GS25를 찾은 시민들. GS리테일 제공

 

광화문 인근 CU 10여개 점포 매출 역시 전주 대비 3.4배 증가했다. 광화문 일대 CU의 주요 상품 매출 신장률을 보면 얼음이 6.1배(510.3%), 아이스 드링크 6배(495.8%), 스포츠·이온 음료 5.8배(480.9%), 아이스크림 5.1배(409.2%), 생수 4.9배(394.7%), 맥주 4.1배(310.1%)로 나타났다. ‘아점’ 식사를 거리에서 해결하려는 인파가 몰리며 김밥 3.1배(214.3%), 삼각김밥 3배(202.5%), 샌드위치 2.8배(183.1%) 등 간편식품 매출도 일제히 증가했다. 스낵류 3.1배(211.6%), 빵 2.6배(159.9%), 디저트 2.3배(126.7%), 축산안주(육포 등) 2.1배(113.2%) 등 간식 및 안주류를 찾는 수요도 많았다. 야외 거리 응원에 보조배터리 7.4배(640.2%), 케이블 등 휴대전화 용품 6.3배(525.5%), 돗자리 5.1배(410.1%), 물티슈 5배(396.4%), 선크림 2.6배(160.3%) 등의 판매량 증가도 눈에 띄었다.

 

광화문 광장 인근 세븐일레븐 10개 점포의 전날 매출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기준 4.2배(318%) 급증했다. 특히 맥주 매출이 180배 뛰었다. 무더운 날씨에 햇볕을 피하려는 이들이 늘며 우산 매출도 24배 커졌다. 이온 음료 매출 증가율은 9.7배(871%), 얼음 6.2배(521%), 생수 5.1배(411%), 냉장 디저트 3.7배(268%), 냉장식품 매출 증가율이 3.3배(234%)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의 첫 경기 거리응원을 앞두고 CU광화문광장점을 찾은 시민들. BGF리테일 제공

 

광화문 인근 이마트24 점포 매출도 전주 대비 59% 늘었다. 샌드위치 매출은 142%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외 햄버거(128%), 빵(96%), 삼각김밥(60%)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파우치 음료는 104%, 탄산·스포츠음료는 77%, 생수는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맥주 매출은 전주 대비 3.2배(218%) 증가했고, 안주류와 과자 매출도 각각 63%, 65% 늘었다. 휴대용 충전기와 충전 케이블 매출도 전주 대비 3.8배(275%) 커졌다.

 

편의점 4사는 축구 대표팀의 첫 경기 승리로 2, 3차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주요 상품들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GS리테일 임직원들이 함께 경기를 보며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의점뿐 아니라 치킨업계도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전날 bhc치킨과 BBQ의 오전부터 오후 1시까지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4배(300%) 이상 급증했다. 평일 오전 경기에도 점심시간을 활용한 직장인 단체 응원과 배달 주문이 몰리면서 낮 치맥 수요가 폭발했다.

 

앱을 중심으로 진행된 프로모션과 할인 혜택이 더해지며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BBQ는 경기 시작 시간에 맞춰 애플리케이션 운영 시간을 기존보다 앞당기고 주요 매장의 영업을 오전 8~9시부터 시작했다. 사무실 밀집 상권인 을지로입구점 등에는 문을 열자마자 단체 배달 주문과 자리 예약이 이어졌고, 일부 매장에는 100명 규모의 예약이 접수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월드컵은 시작 전부터 종합편성채널 단독 중계 논란, 지상파 3사와의 중계권 협상 난항, 홍명보호를 둘러싼 각종 비판 등이 맞물리며 큰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번 대회 공식 온라인 중계 플랫폼인 네이버 치지직에 따르면 전날 전용 중계 채널과 인기 스트리머의 ‘같이보기’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482만명을 기록했다. 대표팀이 16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를 따내면서 오는 19일 멕시코와의 2차전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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