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쳐들어온 강도 제압했다 역고소…‘나나법’ 통과될까

민주 전용기, 형법 개정안 발의…‘정당방위’ 기준 구체화

배우 겸 가수 나나(임진아)가 흉기를 든 강도를 제압하고도 역고소를 당한 뒤 국내 정당방위 인정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정당방위 요건을 보다 명확히 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11월15일 경기 구리시 아천동 소재 배우 겸 가수 나나(오른쪽) 자택에 강도가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사다리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 채널A 보도화면·나나 인스타그램 캡처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정당방위 성립 요건인 ‘상당한 이유’의 판단 기준을 법률에 구체화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3일 밝혔다.

 

현행 형법 제21조는 정당방위를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 규정하고, 그 수단에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당한 이유’의 기준이 모호해 피해자가 형사 책임 논란에 휘말리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의 방어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주거에 침입해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사람을 저지하는 경우 △다수의 위력을 행사하거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사람의 공격에 대응하는 경우 등을 정당방위 인정 대상에 포함했다.

 

전 의원은 “사후적 잣대로 현장의 공포와 급박함을 재단하는 기계적 판단은 선량한 시민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주거는 생명과 안전이 보호받아야 할 최후의 성역”이라고 지적했다.

 

나나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 의원의 개정안 발의 내용이 담긴 기사를 직접 공유하기도 했다.

가수 겸 배우 나나가 지난 4월21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에 흉기 강도 피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남양주=뉴스1

 

앞서 지난해 11월15일 오후 6시쯤 30대 남성 김모씨는 경기 구리시 소재 나나의 집에 사다리를 타고 침입해 돈을 요구하다 나나 모녀에게 제압돼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나와 나나의 어머니는 김씨의 범행으로 각각 전치 33일, 전치 31일의 상해를 입었다며 진단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김씨는 자신 역시 범행 중 턱과 손 등을 다쳤다며 지난해 12월 나나를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혐의로 역고소했다. 그는 “흉기를 들고 침입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나나에게 흉기로 피해를 입었다”며 “턱 부상은 살인미수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경찰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김씨는 법정에서도 나나 측이 먼저 흉기를 들고 위협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나나는 지난 4월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어머니와 제가 왜 이런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 참담한 심정”이라며 “(김씨가) 여기서 그만하고 반성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9일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1부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최근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