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룸'(감독 케인 파슨스)이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누적 80만을 돌파한 이 영화는 '젠지' 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1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봉한 '백룸'은 지난 13일까지 누적 관객수 93만 7966명을 기록했다. '백룸'은 노란 벽면과 끝없는 형광등 아래 펼쳐진 기이한 공간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마주한 클락과 메리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팬데믹 이후 외화 호러, 스릴러 최고 흥행작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한국 최종 관객 수'(86만 명)를 넘어서 이제 1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00만을 넘어설 경우 조던 필 감독의 '어스'(2019) 이후 7년 만에 탄생하는 외화 호러·스릴러 100만 돌파작이 된다.
'백룸' 배급사인 A24도 흥행 기록을 세웠다. '백룸'은 제작비 1000만 달러 미만(약 15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백룸'은 북미 개봉 단 6일 만에 누적 흥행 수익 1억 달러(약 1523억 원)를 돌파하며 A24 역대 북미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티모시 샬라메 주연작인 '마티 슈프림'의 종전 기록 9600만 달러를 단숨에 넘어선 수치다. 글로벌 흥행에서도 개봉 10일 만에 누적 2억 1260만 달러(약 3239억 원)를 기록, 앞선 흥행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마티 슈프림'을 모두 뛰어넘으며 A24 역대 글로벌 흥행 정상에 올랐다.
영화의 흥행 비결은 무엇일까. 일찍이 온라인 도시괴담으로 유명했던 '백룸'을 바탕으로 완성했다는 점이 가장 먼저 꼽힌다. 2019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탄생한 인터넷 도시전설 '백룸'은 '노클립' 현상을 통해 기이한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설정이다. 기본적으로 이 공간은 낡은 카펫, 노란 단색 벽지, 끝없이 윙윙거리는 형광등 소음에 무작위로 연결된 방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 기이한 엔티티(괴생명체)들도 포함돼 세계관을 확장하기도 한다.
이를 영화화한 연출가는 바로 케인 파슨스 감독이다. 2022년 자신이 직접 만든 9분짜리 유튜브 단편 영상 '더 백룸 (파운드 푸티지)'을 장편 영화로 확장해 지금의 '백룸'을 완성했다. 특히 이 감독은 2005년생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역대 최연소 박스오피스 1위 감독이라는 기록도 새로 썼다.
파슨스가 영화로 선보인 '백룸'은 자신이 유튜브 등에서 선보였던 설정을 확장시킨 모습이다. 노란 벽이 끝없이 이어진 공간은 물론, 엔티티들의 등장, 백룸을 연구하는 기관 등의 설정이 등장해 보다 탄탄한 세계관을 구현했다. 또한 기존 스크린 비율 외에 휴대용 캠코더를 통한 4:3 비율의 저화질 영상을 삽입해 공포감을 더했다. 비주얼적인 공간과 심리에 중점을 둔 대신, 인물간의 명확한 관계, 뚜렷한 이야기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에 작품을 향한 극단적인 호불호 반응이 나오지만, 영화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핵심 동력은 '젠지' 세대다. CGV에 따르면 '백룸'의 연령별 예매 분포는 10대가 20%, 20대가 38%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데드라인에 따르면 '백룸' 관객의 88%가 35세 미만으로 'Z세대' 관객이 강세를 보였다. 이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는 영화 관련한 해석과 결말 분석, 이스터에그 찾기, 세계관 설명 콘텐츠가 쏟아졌고 '백룸' 자체가 하나의 '밈'으로서 작용하며 흥행으로 이어지게 됐다. 계속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만큼 '백룸'이 국내에서 100만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뉴스1>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