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에 치킨 튀겼다…‘브런치 월드컵’이 바꾼 응원 소비

평일 오전에 열린 월드컵 경기가 배달앱과 편의점,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심야 ‘치맥’ 중심이던 월드컵 응원 소비가 사무실 단체 관람과 거리 응원, 오전 배달 수요로 옮겨간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오현규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었다. 한국시간 오전 11시에 시작된 경기였지만 황인범과 오현규의 후반 연속골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유통가도 함께 들썩였다.

 

14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경기 당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전체 주문 수는 전주 같은 요일보다 51.5% 증가했다. 경기 시작 직전인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 주문은 90.6% 늘었다.

 

가장 크게 뛴 메뉴는 치킨이었다. 같은 시간대 치킨 주문은 전주 대비 875.8% 증가해 전체 음식 카테고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평소 오전 시간대에는 주문 비중이 크지 않은 메뉴지만, 이날은 카페·디저트와 패스트푸드에 이어 주문량 3위에 올랐다.

 

피자 주문은 220.8%, 족발·보쌈은 97.9% 늘었다. 패스트푸드(54.2%), 중식(53.2%), 분식(38.1%) 등 다른 카테고리 주문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주문 증가는 오피스 상권과 대학가에서 두드러졌다. 종로·광화문·을지로·여의도·강남 등 주요 오피스 상권 주문은 전주 대비 46.4% 증가했다. 광화문이 115%로 가장 높았고 여의도(71.3%), 을지로(58.5%)가 뒤를 이었다.

 

대학가 상권 주문도 전주보다 51.5% 늘었다. 고려대 인근은 59.6%, 경희대·한국외대 인근은 56.6%, 서울대 인근은 56.1% 증가했다.

 

거리 응원이 열린 광화문 일대 편의점도 특수를 누렸다. 광화문 인근 GS25 매장의 지난 12일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보다 25.1% 증가했다. 경기 전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매출은 95.7% 늘었다.

 

품목별로는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1367.8% 급증했다. 평일 오전 경기라는 시간대 특성상 일반 맥주보다 부담이 적은 무알코올 맥주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맥주 매출도 490.6% 증가했다.

 

CU도 광화문 인근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얼음, 아이스드링크, 스포츠·이온음료, 생수 등 야외 응원과 관련한 상품 판매가 증가했고 김밥,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 매출도 함께 뛰었다.

 

세븐일레븐도 광화문 인근 점포에서 맥주와 간편식, 음료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 경기였지만 거리 응원 인파가 몰리면서 편의점 소비가 집중됐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경기 일정에 맞춰 움직였다. 평소 오전에는 치킨 주문이 많지 않지만 이날은 경기 시작 전부터 단체 주문과 배달 주문이 몰렸다.

 

일부 매장에서는 오전 인력을 늘리고 대량 주문에 대응했다. 직장인들이 사무실에서 경기를 함께 보거나, 대학가와 상권에서 단체 관람을 준비하면서 치킨 수요가 오전 시간대로 앞당겨졌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월드컵 기간 응원 수요를 겨냥한 할인 행사와 앱 주문 시간 조정에 나섰다. 오전 경기 일정에 맞춰 주문 가능 시간을 앞당기거나 대표 메뉴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식이다.

 

이번 특수는 과거 월드컵 때와 결이 다르다. 심야 시간대에 치킨과 맥주 수요가 몰리던 기존 응원 소비와 달리, 이번에는 평일 오전 경기라는 조건이 사무실·대학가·거리 응원 소비를 만들었다.

 

직장에서는 점심 전후 단체 관람 수요가 생겼고,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이 오전부터 모여 경기를 시청했다. 배달앱에서는 치킨과 피자 주문이 늘었고, 편의점에서는 무알코올 맥주와 음료, 간편식, 얼음 수요가 함께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일 오전 경기였지만 국가대표팀 경기라는 상징성이 있어 사무실과 학교, 거리 응원 현장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움직였다”며 “심야 치맥 중심이던 월드컵 응원 수요가 이번에는 오전 배달과 간편식 소비로 옮겨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