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유방암이다. 대부분의 암이 나이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유방암은 40대에 정점을 보인다. 30대 발생률도 최근 10년 새 20% 넘게 오르면서 젊은 연령층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30세부터 매달 자가검진을 습관화하고, 연령과 가족력 등 개인별 위험요인에 맞춰 검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14일 중앙암등록본부의 2023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여성 유방암 신규 발생자는 2만9715명으로, 2013년(1만7537명)과 비교해 10년 새 1.7배가 됐다. 연령별 발생률은 40대가 인구 10만명당 219.2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30대 발생률도 같은 기간 47.7명에서 57.6명으로 21% 올랐다. 임영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사회와 가정에서 가장 활발한 시기인 30·40대 여성에서 유방암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 시기부터는 나이에 맞는 정기검진과 자가검진을 통해 질환을 가능한 한 이른 단계에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험요인 있으면 30세 이전이라도 검진
◆조기 발견시 수술 범위·삶의 질 달라져
병원에서 시행하는 대표적인 유방암 검사는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을 압박한 뒤 X선으로 촬영하는 검사로,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미세석회화나 조기 유방암을 발견하는 데 강점이 있다. 국가 암검진에서도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권고한다.
유방초음파는 초음파 탐촉자를 이용해 유방 내부를 살피는 검사다. 만져지는 혹의 모양과 성격, 유관 확장 여부 등을 평가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에게 흔한 치밀유방에서는 유방촬영만으로 암이 유방 조직에 가려질 수 있어, 나이와 유방 밀도, 가족력 등을 고려해 초음파를 함께 시행하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보인다고 모두 암은 아니다. 영상검사는 유방의 모양과 구조 변화를 보고 암 가능성을 판단하는 단계이며, 실제 암 여부는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 확인한다. 임 교수는 “검사 종류와 간격은 개인의 연령과 유방 밀도, 가족력 등 위험요인에 따라 달라진다”며 “젊다는 이유로 검진을 미루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선택지도 넓어진다. 암이 작고 주변 침범이 크지 않은 단계에서는 종양을 제거하면서도 유방의 모양과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유방 일부만 절제하는 유방보존수술이나 유두를 보존한 절제술이 가능하고, 필요한 경우 재건수술로 모양을 복원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흉터와 회복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술법도 발전하고 있다.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활용하면 겨드랑이 쪽 절개창을 이용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미용적 만족도뿐 아니라 수술 후 회복과 일상 복귀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30·40대 환자에게 유방암은 치료 자체뿐 아니라 직장생활, 육아, 가정생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임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종양 제거뿐 아니라 흉터와 가슴 모양, 직장과 가정으로 얼마나 빨리 돌아갈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30·40대 여성들이 자가검진과 정기검진으로 유방암을 이른 단계에서 발견한다면 수술 범위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선택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