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임위원 정수 조정 등 논의 野, 행안부 산하 재편·감사 주장 국조특위 구성 놓고선 간극 여전
소쿠리 투표 때 직원 성과급 83억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체론으로 번지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나 진상규명과는 별개로 중앙선관위에 대한 개혁 논의가 탄력을 받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를 위한 헌법 개정까지 거론되는 모양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각각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관위의 조직 운영 체계와 책임 구조 등 전반에 대한 개혁을 위한 입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에 대한 예측과 대비책 마련에 실패했고, 당일 투표용지 부족을 인지한 이후에도 적절한 대응과 보고·지휘 체계가 운영되지 못하면서 근원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돌입한다.합수본은 다음 주 초 서울중앙지검 내 사무실 구성을 마무리하고 검·경 수사 인력을 한자리에 모을 계획이다. 수사 자료 이관이 끝나는 대로 선관위 실무진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도 시작한다. 사진은 14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뉴스1
민주당은 지난 10일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고, 16일 2차 회의를 통해 개혁 초안을 논의하고 17일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TF에선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수를 늘리거나 대법관이 겸임하는 중앙선관위원장을 상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다만 현행 헌법은 위원을 9명(대통령 3명 임명·국회 3명 선출·대법원장 3명 지명)으로 규정하고 위원에 대한 파면도 제한하고 있다. 위원 정수 조정이나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 과정에서 개헌 논의가 불가피한 셈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선관위는 해체만이 답이다. 무능과 무책임, 무감각과 무모함 그 자체”라고 적었다. 그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해 “형식이 무엇이든 상관없다”며 재선거와 특검, 선관위 개혁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일단 선관위에 대해 국회나 감사원의 감시 체계를 동원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선 선거 관리 기구를 행정안전부 산하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용하 의원은 중앙선관위에 감사관을 두고 매년 감사보고서를 정기국회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야 모두 선관위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논의 과정에선 난관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 대응 과정에서도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과 재선거에 방점을 두고 있다. 국정조사특별위 구성의 경우 민주당은 가급적 이번주 안으로 여야 합의된 국정조사계획서를 본회의에서 의결하자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위원장을 맡는 것은 물론, 위원 구성도 국회 의석비율이 아닌 여야 동수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조사 범위에서도 민주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과 관리 과정 자체에 집중한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효력까지 포함시킨 만큼 양측의 간극이 큰 상황이다.
선관위는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이 있던 2022년에도 직원 성과급 예산 83억여원을 사실상 전액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2022년 인건비 중 성과상여금 항목 예산 83억479만7000원 중 1000원을 뺀 83억479만6000원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