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참정권 침해 문제 제기 인정·수용…‘부정선거론’은 본질 왜곡”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국민 참정권 침해 사태와 관련해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며 “검·경 합동수사본부 역시 성역 없는 책임 규명에 박차를 가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현지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빠르면 이번주부터 국정조사 특위가 가동된다고 한다. 국회 활동에 대한 전폭적인 협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수석보좌관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두고 “어쩌다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지 참으로 황당하다”며 “참정권 침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다 인정하고 수용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변명의 여지 없는 선관위의 투표 관리 부실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K민주주의, 첨단산업, K컬처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심각한 오점을 남기고 있다”면서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부정선거론’에는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 조작 등등을 운운하면서 부정선거론을 퍼뜨리는 것은 이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민들의 귀한 목소리를 모욕하는 반사회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현장 경찰관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도 하고, 또 주변 시민들을 위협하기도 하고,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검색 검문 행위도 하고, 출입도 막는 등 업무방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마땅히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국민 참정권 침해 사건을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강화를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면 건강한 비판과 건설적 대안 마련이 보장되고 또 함께 이뤄져야 된다”고 당부했다. 또 “청년들과 시민들의 정의로운 분노에 우리 사회 모두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응답할 때”라고 강조했다.

14일 청와대에서 강훈식 비서실장 등이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진행하는 화상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은 임기 2년 차 국정 운영과 관련해 ‘입법 속도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의 2년 차 국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첫 1년이 내란의 혼란을 수습하고 전체 국정의 설계도를 그리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2년 차 국정은 핵심 과제들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되겠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며 “필요하다면 문턱이 닳을 정도로 여당과 야당을 찾아다니면서 입법 속도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될 것”이라고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해외 순방 수행단뿐만 아니라 국내에 체류 중인 청와대 실장·수석·비서관급 참모진이 참석했다. 회의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조사 및 제도개선 추진계획’(정무수석실)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검·경 합동수사본부 발족 및 상황’(민정수석실)이 보고됐다. 경제성장수석실은 ‘외환·금융시장 동향 및 물가 관련 대책’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에 첫 유럽 순방인데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현재까지 통상, 방산, 안보 등 여러 방면에 걸쳐서 상당한 수준의 호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며 “남은 일정도 순조롭게 마무리해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 국익을 지키는 전략적 실용외교의 토대를 더욱 굳건하게 다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