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수조원대 재산분할 소송의 향방이 걸린 파기환송심 조정기일을 앞두고 1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약 2년 2개월 만에 다시 마주한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직접 대면하는 것은 2024년 4월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SK㈜ 주가가 항소심 변론 종결 당시 16만원 안팎에서 최근 60만원 수준까지 상승하며 약 3.7배 급등한 점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재산분할 규모 역시 조 단위 수준까지 다시 출렁이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이날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진행한다. 지난달 열린 1차 조정기일에는 노 관장만 직접 출석했고 최 회장 측은 대리인만 참석했다. 당시에는 양측의 기본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조정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번 조정은 양측 당사자가 모두 참석하는 사실상 첫 대면 협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판부도 양측이 모두 출석할 수 있는 일정을 별도로 지정하며 조정 성립 가능성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성격이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선대로부터 상속·증여된 특유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노 관장 측은 30여 년간의 혼인 기간 동안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하며 최 회장의 경영 활동과 그룹 성장에 기여한 만큼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재산 가치 산정 기준 시점도 핵심 변수다. 항소심 변론 종결 당시인 2024년 4월 SK㈜ 주가는 16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60만원 안팎까지 상승했다. 약 2년여 만에 3.7배 가까이 오른 셈으로, 기준 시점에 따라 재산분할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건은 이미 국내 사법사에 기록될 수준으로 확대됐다.
1심은 SK㈜ 지분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 지급을 명령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이 SK그룹 성장 과정에 기여했다고 판단해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 지급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노 전 대통령 측 자금의 기여 인정 판단에 법리상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시 심리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위자료 20억원 지급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재산분할 방식도 쟁점이다. 노 관장 측은 SK㈜ 주식의 현물 분할도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최 회장 측은 현금 정산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물 분할이 현실화될 경우 SK그룹 지배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하다.
법조계에서는 양측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만큼 이번 조정에서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조정이 결렬될 경우 재판부가 본격적인 파기환송심 판단에 착수하게 되는 만큼 이번 만남은 수조원대 재산분할 소송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