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믿을 수 없다”며 감탄했다…‘역사’를 쓴 퀴라소 [월드컵]

독일전 1대7 패배에도 ‘잘했다’ 응원 쇄도
한국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믿을 수 없다(incredible)”며 퀴라소 축구협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댓글을 남겼고,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은 “역사(history)”라는 단 한 단어로 표현했다. 국가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 나선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퀴라소의 독일전 결과를 두고서다.

 

14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E조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상대로 동점골을 뽑아낸 퀴라소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대7’ 숫자만 보면 완패지만, 퀴라소 국민들뿐만 아니라 상대팀인 독일의 팬들까지도 새로운 역사를 쓴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당신들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거나 ‘첫 골을 축하하며 이 여정을 즐기기를 바란다’는 등 월드컵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마음껏 가슴에 새기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난 퀴라소 사람은 아니지만 마치 우리나라가 골을 넣은 것처럼 환호했다”며 퀴라소의 역사적인 골에 깊이 감정이입을 한 듯 반응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78) 감독이 지휘하는 퀴라소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독일에 1대7로 졌다. ‘세계 최강’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독일은 멀티골을 기록한 카이 하베르츠를 비롯해 무려 6명의 선수가 고르게 골맛을 보며 화력을 과시했다.

 

퀴라소는 0대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1분, 월드컵 역사상 첫 번째 유효슈팅을 곧바로 동점골로 연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활약 중인 리바노 코메넨시아가 동료 위르겐 로카디아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 슈팅을 때려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최소 인구 국가’ 진기록을 세운 데 이어, 거함 독일을 상대로 귀중한 월드컵 첫 골까지 뽑아내며 한때 1대1로 맞서는 저력을 발휘해 자국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인구 15만명의 카리브해 섬나라가 보여준 90분간의 드라마는 월드컵이 왜 지구촌 최고의 축제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 냈다. 비록 스코어는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질지라도 거함을 상대로 당당히 동점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던 퀴라소의 푸른 유니폼은 이번 월드컵에서 아름다운 기억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24년 1월 퀴라소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지난 2월 건강이 좋지 않은 딸을 돌보기 위해 사임한 그의 공백을 메우려던 후임 뤼턴 감독 체제는 친선경기에서 잇따라 불안감을 노출했고, 아드보카트 감독 딸의 건강이 호전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단과 스폰서들은 일제히 그의 복귀를 열망하기 시작했다.

 

힐베르트 마르티나 퀴라소 축구협회장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복귀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으나, 뤼턴 감독의 자진사임으로 상황이 반전했고 퀴라소 축구협회는 선수단 내 신망이 두터운 아드보카트 감독을 전격 복귀시켜 월드컵에서 세계를 감동시킨 ‘15만의 기적’을 만들었다.